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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20달러 돌파?…"우크라이나 해소돼도 안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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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지난 3일 WTI, 90달러 돌파…체감은 이미 100달러↑
고유가, 연료비 지출 늘어난 항공·해운업계 직격탄
수출 물량 많은 전자업계 비롯해 신차 탁송비도 영향
"수요↑, 우크라이나 사태 진정돼도 강보합세 전망"
주요 광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산업계 부담 가중

유가 급등. 연합뉴스유가 급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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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와 원자잿값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산업계 고심도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유가 급등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 산업계 부담은 이어질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2.01달러(2.28%) 급등한 배럴당 90.27달러에 거래됐다.

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브렌트유도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원유 증산 유지 방침을 밝혔지만, 강세 흐름을 보이는 유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제 유가 급등은 원화 가치 급락(원/달러 환율 상승)과 겹치면서 국내에서 느끼는 유가는 이미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가가 103.25달러 하던 2014년 8월 12일 당시 원/달러 환율 1,026.4원과 비교하면 현재 1200원 안팎에서 오르내리는 원화로 환산할 경우 차이가 없다는 취지다.

고유가로 연료비 지출이 늘어난 항공·해운업계는 당장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배럴당 1달러 변동에 따라 약 3천만달러의 손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은 저유가일 때 항공유를 미리 구매하는 '항공유 헤지'와 유가 선도계약을 통해 유가 변동의 위험성을 줄이고 있지만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운업계도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전자업계와 같은 수출 물량이 많은 분야도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여파는 새 차를 살 때 넘겨받는 탁송 비용까지 상승하는 영향을 미쳤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신차 운반을 맡은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탁송 비용을 일부 인상했다. 현대차와는 협의를 마쳤고 기아와는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차량 탁송은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인데 지난해 말부터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상 요인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유가가 내릴 경우에는 탁송비도 함께 인하한다"며 "유가 변동에 따라 탁송비에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정유 업계도 국제 유가 급등 현상을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유가 급등으로 당장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오르면서 보유한 재고 관련 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정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시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유가가 떨어지면 가지고 있는 자산 가격 거품은 꺼지게 되고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0'에 수렴하는 것과 같다"며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이익이 계속 발생할텐데 올랐다가 떨어짐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특정 시점의 이익을 건강한 이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유사 입장에서 가장 좋은 이익은 정제마진이 개선돼 판매량이 계속 느는 것이 바람직하고 일시적으로 유가가 올라서 이익을 얻는 것은 휘발성이 강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산업계 고심은 늘고 있지만, 당분간 해소되기는 힘들 것 같다.

대한석유협회 조상범 대외협력실장은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OPEC 등은 석유 수요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보다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생산 시설 가동률이나 석유 생산은 코로나19 이전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한 신호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이 돼도 상당기간 강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와 함께 주요 광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8일 톤당 147.90달러로 연초 대비 15.34% 상승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87.20달러까지 떨어진 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지난달 31일 톤당 442.30달러로, 연초보다 23% 뛰었고 주석 가격은 지난달 20일 톤당 4만4195달러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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