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사회의 정치적 이념대립이 첨예할 때, 이를 주제로 설교하는 목회자가 있습니다. 보통은 정치적 주제를 피하는 게 일반적인데 반해 오히려 설교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정치적 문제로 갈등하던 교인들이 차분해지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촌새순교회 고성제 목사를 만나봤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법무부장관 지명을 놓고 검찰과 청와대가 대립하던 지난 2019년, 국민들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정치적으로 분열했습니다.
당시 이같은 갈등은 교회 안으로 확산돼 교인들 조차 자신의 지지 이념에 따라 대립했습니다.
평촌새순교회 고성제 목사의 정치적 설교는 이 때 시작됐습니다. 이념대립의 혼란 속에서 답을 원했던 교인들을 위해 고성제 목사는 4개월의 연구기간을 거쳐 10번의 설교를 이어갔습니다.
[고성제 목사 / 평촌새순교회]
"(우리 교회도) 태극기부대로 머리 깎는 사람도 있었고 또 반대편에서 열렬히 참여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들이 모두 완전히 차분해진 거예요. 그러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고성제 목사가 풀어낸 설교는 좌와 우를 넘어선 성경적 원립니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그 가치들은 모두 창조 질서에서 나온 것들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성경의 가치로 수렴될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들이 이데올로기를 정화해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고성제 목사는 이데올로기가 사회의 구원자인 양 우상화되어 있다면서, 성경은 특정 이념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고성제 목사 / 평촌새순교회]
"사람들은 이데올로기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고 거기에 의존함으로써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전쟁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데올로기가 어떤 구원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 건데 그렇게 되면 그 이데올로기는 우상이 되는 것이죠."
특히 개개인이 지하는 이념은 각각의 삶의 경험에 따라 다른 것이라며, 서로를 적대시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습니다.
[고성제 목사 / 평촌새순교회]
"교회 안에서 조차 예배 금방 드리고 정치적인 한 마디 말로 적이 되는 사태가 벌어져선 안되겠다는 것이고 교회 안에서 이런 모든 것을 잘 이해하면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 돼야 되겠다, 그리고 대화가 가능해야 답을 찾을 수 있는 거다 …"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일부 목회자들에 대해서는 성경말씀의 전체 줄기를 살필 것을 조언했습니다.
[고성제 목사 / 평촌새순교회]
"광장에서 외치는 많은 분들이 자기의 이데올로기에 맞는 말씀을 뽑아서 그것에 밑줄 그어서 그것만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매우 위험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고목사는 이같은 정치적 이념 갈등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성경적 원리를 제시한 설교를 엮어 한 권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책 '정치공간에 그리스도인으로 서기'를 통해 목회자들은 물론 교인들까지 이데올로기 갈등으로 서로 대립하는 가운데,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지혜와 해법을 공유하게 되길 기대했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정용현 편집 이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