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고를 마치고 복귀한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박종민 기자숙고를 마치고 닷새만에 복귀한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미투발언' 녹취와 관련해 윤 후보의 분명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씨 말씀 중에 분명하게 바로 잡아야 된다고 생각한 것이 바로 권력형 성범죄를 옹호한 것"이라며 "그리고 윤 후보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부분에 대해 분명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16일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서 공개된 김씨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의 녹취록에서 김씨는 "미투는 돈을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것", "보수는 챙겨주는 게 확실해서 미투가 안 터진다"라는 등 여성 비하성 발언을 했다.
심 후보는 "이 부분에 대해 윤 후보의 분명한 사과 표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가 여성을 공격하는 선거가 되고 있고, 여성들에 대한 백래시(backlash·반동)가 또 성폭력에 피해자들에게 많은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건 단순히 성차별이 아니라 지난 40년간 대한민국 정치를 갈라온 지역주의, 이것 이상 가는 민주주의의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의제라고 본다"며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다양성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단호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윤 후보의 인식) 그것에 깔린 갈라치기, 그것이 여성가족부 폐지나 일련의 여성들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우려를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심 후보는 또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가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면허 취소와 같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심 후보는 "(정몽규 회장) 사퇴가지고 되겠나"라며 "작년에 광주 참사의 재판인데 그때 현대산업개발이 9명이나 무고한 시민을 죽인 기업임에도 그때 구속시키지 못하고 그때 면허를 취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참사가 반복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이한형 기자그러면서 "과거 성수대교 붕괴 때 그때도 기업을 면허 취소했던 전례가 있다"며 "이렇게 단호하게 하지 않을 때 시민을 계속 죽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이건 정치의 책임이라고 본다. 이번에는 그대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그런 각오로 광주 참사현장에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말씀을 드렸다"고도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측은 김씨의 '미투논란'과 관련해 공식적인 사과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김지은씨가 직접 사과 요구했는데 선대위나 후보, 김씨 차원에서 공식 사과할 계획이 있나'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 생각해 본 바 없다"며 "사과 요구했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잘 생각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김지은씨는 전날 공개 입장문을 통해 "김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며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됐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