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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부산 서구 국공립 어린이집 폐원 논란…노조·여성단체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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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국공립 어린이집 폐원' 부산 서구청에 비판 쏟아져
노조 "어린이집 민간위탁의 민낯 적나라하게 드러나"
여성계 "국공립 어린이집 없애면서 아이 낳으라고 하나"
서구청 "아동 전원 조치, 교사 고용 승계 없다" 입장 고수

10일 낮 부산 서구청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와 부산지역 여성단체 관계자 등이 초장어린이집 폐원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진홍 기자10일 낮 부산 서구청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와 부산지역 여성단체 관계자 등이 초장어린이집 폐원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진홍 기자부산 서구청의 국·공립 어린이집 폐원 결정에 학부모와 교사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와 여성단체도 구청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부산본부와 초장어린이집 살리기 대책위원회는 10일 낮 12시 30분 부산 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구청은 국공립 초장어린이집 폐원 결정을 철회하고, 안전한 곳으로 이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정책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이 증가하고 있고, 보건복지부는 공공보육 이용률을 2020년 32%에서 5년 뒤 50%까지 확대하겠다고 한다"며 "하지만 서구청은 지난해 국공립 2곳을 폐원시켰고, 올해도 초장어린이집을 포함해 2곳을 폐원하겠다고 결정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서구청은 폐원 근거를 요구할 때마다 자료는 제시하지 않은 채 경영상의 어려움, 정화조 낙후, 누수, 누전, 내진 등으로 폐원 이유를 바꾸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민간을 국공립으로 전환하고 시설이 낙후한 곳은 안전한 곳으로 이전하는 등 공공보육을 살리는 정책을 하고 있는데, 서구청의 보육정책은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이들 건강과 안전에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온 보육교사들은 이유 없이 일터에서 쫓겨나게 생겼는데, 서구청은 고용에 책임 없다며 설명회에 참석도 못 하게 하는 등 모두를 무시하며 눈감고 귀 닫고 있다"며 "서구청은 지금이라도 잘못된 보육정책을 바로 세우고 대책과 대안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부산 서구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 획득 홍보물. 부산 서구 제공부산 서구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 획득 홍보물. 부산 서구 제공앞서 서구청은 지난해 10월 시설 노후화를 이유로 초장어린이집을 원장 위탁계약이 끝나는 올해 5월 폐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학부모와 교사들은 구청의 일방통행식 폐원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구청 앞에서 집회를 이어왔다. [관련기사 21.11.24 CBS노컷뉴스="아동 친화 도시라더니…" 공립 어린이집 돌연 폐원한 부산 서구]
 
보육교사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는 서구청이 초장어린이집 아이들과 교사에 대한 대책 없이 무조건 폐원만을 고집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부산본부 보육교직원지부 관계자는 "서구는 아이들에 대한 전원 조치 없이 인근 민간이나 국공립에 스스로 전원신청을 해야 한다고 했고, 교사는 수탁자(원장)가 채용했기 때문에 고용 승계의 의무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며 "이것이 바로 말뿐인 국공립, 어린이집 민간위탁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 도봉구청은 어린이집 폐원절차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을 모두 전원 조치하게 노력했고, 기존 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어린이집 근로자를 국공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답했다"며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황당무계한 서구청의 답변과는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지역 여성단체들도 서구청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국공립 어린이집을 없앤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부산여성회 안진경 부대표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처음 사회를 마주하는 어린이집이 이윤추구의 장이 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어떤 지역이든 계층이든 아이는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교사는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게 바로 국가책임보육"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공립 어린이집은 구청의 것도, 학부모의 것도 아닌 지역사회의 공공인프라"라며 "아이를 함께 키우겠다며 걱정없이 놓으라던 이 정부에서, 아동친화도시 인증받았다고 자랑하던 구청에서 국공립 어린이집을 없애는 건 부끄러운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서구청은 여전히 초장어린이집 폐원을 고수하면서, 원아 전원 조치나 교사 고용 승계는 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초장어린이집 폐원의 대안으로 대체 어린이집을 만들 계획은 없고, 내년에 인근 행복주택에 어린이집이 문을 열지만 아이들을 그곳으로 모두 다 옮겨주겠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며 "인근 민간 어린이집은 원아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교사 고용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원장과 교사 간의 계약인 만큼 구청이 특정 선생님을 채용하라고 하는 건 권한 밖의 일이고, 선례도 없었다"며 "노조원만 특혜를 줘서 고용하는 것도 원칙을 깨는 일이다"고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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