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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사라진다" 학령인구 감소에 통폐합 가속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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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국가와 도시의 존립을 위협하는 '인구절벽'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명대로 이미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부산지역은 계속되는 인구 유출과 저출산, 초고령화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부산CBS는 '지방 소멸'과 같은 도시 존립의 위기까지 초래하는 저출산 문제가 더이상 해결을 미룰 수 없는 골든타임 안에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그 해법을 찾아보는 연중 기획을 시작한다. 세 번째로 초저출산 장기화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가 사라지는 부산지역 상황과 그 영향을 알아봤다.

[부산CBS 2022 연중 캠페인 '초저출산 부산, 미래가 사라진다' ③]
부산지역 10년 동안 22개 학교 문 닫아…대부분 "학생 수 감소" 영향
저출산 장기화로 학령인구까지 감소…부산지역 학령인구 10년 만에 30% 가까이 줄어
교육부 권고에 따른 통폐합 대상 '소규모 학교' 부산에만 130개
시민단체 "일방적인 통폐합 부작용 많아…학생과 미래를 위한 정책 고민해야"

▶ 글 싣는 순서
"신생아 수 10년 만에 절반 감소" 브레이크 없는 부산 저출산
"임신해도 낳을 곳 없다" 부산 산부인과 75% 분만실 '0'
"학교가 사라진다" 학령인구 감소에 통폐합 가속화 전망
(계속)

2018년 문을 닫은 부산 좌천초등학교. 송호재 기자
2018년 문을 닫은 부산 좌천초등학교. 송호재 기자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부산에서는 초중고등학교 22개가 통폐합됐다. 해를 거듭할수록 통폐합 학교는 더욱 증가해 2018~2019년에는 한 해에 4개 학교가 문을 닫았고, 2020년에는 무려 6개 학교가 사라졌다.

통폐합 사유는 22개 학교 가운데 9개가 '해당지역 인구유출에 따른 학교 소규모화'였다. 신입생이 없거나 사학법인이 운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은 사례도 모두 7건에 달한다. 사실상 대부분 학교가 학생 수 감소에 따라 문을 닫은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수년 전부터 계속된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학령인구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닐 연령인 만 6세~21세 사이 인구수를 뜻하는데, 저출산 상황이 길어지면서 학령인구 역시 급격하게 감소해,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부산 학령인구 변화 추이. 그래픽=박진홍 기자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부산 학령인구 변화 추이. 그래픽=박진홍 기자
통계청이 발표한 '주요 연령계층별 추계인구' 자료를 보면, 지난 2020년 우리나라 학령인구는 788만 8천 명으로, 10년 만에 100만 명 이상 줄었다. 앞으로는 감소세가 심해져 2030년에는 700만 명대가 무너지고, 2070년 학령인구는 지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20만 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부산지역 학령인구는 30만 2천 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 41만 3천여 명의 73%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같은 기간 부산지역 고등학교 학령인구는 12만 6천 명에서 7만 3천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파른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처럼 학령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부산지역 학교 통폐합 사례 역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시 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 권고 사항에 따라 부산에서 통폐합 기준을 충족하는 '소규모 학교'는 모두 130개에 달한다. 이들 학교는 학생 배치 계획이나 주변 여건에 따라 통폐합 추진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부산시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권고 기준에 따르면 부산지역 617개 초중고교 가운데 130개가 소규모 학교로, 통폐합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며 "다만 이들 학교가 모두 통폐합 대상에 오르는 것은 아니고, 학생 배치 계획이나 통학 여건, 주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 대상 학교를 선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2020년 부산시 16개 구·군 출생통계. 그래픽=박진홍 기자
2020년 부산시 16개 구·군 출생통계. 그래픽=박진홍 기자
지역 사회에서는 이와 같은 통폐합 정책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소규모 학교 운영을 통한 교육의 질적 향상 등 대안이 많지만, 이를 일방적으로 없애기만 하는 것은 행정 편의적인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강진희 부산학부모연대 대표는 "학교 통폐합으로 통학 거리가 멀어지면 학생들은 불편과 위험을 안아야 하고, 주민은 마을의 중심이었던 학교가 사라짐으로써 슬럼화와 공동화를 피할 수 없게 된다"며 "아이나 청소년을 키우는 젊은 인구 유입이 줄어들어 지역 고령화가 심해지는 악순환도 부작용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어 "교육 당국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여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시민사회 제안은 '시설 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소규모 학교를 없애고 학교를 통폐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편의주의적 행정"이라며 "관리 효율성이나 비용 절감이 아닌, 학생의 입장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 행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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