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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신생아 수 10년 만에 절반 감소" 브레이크 없는 부산 저출산 (계속) |
스마트이미지 제공부산시 연도별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 그래픽=박진홍 기자지속적인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에 시달려온 부산이 얻은 새로운 별명은 "노인과 바다". 도시의 존립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부산지역 현재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표현이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자료에도 이와 같은 자화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2020년 전국 특·광역시 출생아 수 현황. 그래픽=박진홍 기자통계청과 부산시가 발표한 출생통계에 따르면 2020년 부산에서 태어난 출생아 수는 1만 5058명으로 2019년 출생아 수 1만 7049명보다 2천여 명 가까이 감소했다. 2011년 출생아 수 2만 7759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통계다.
여성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 '합계출산율'도 감소했다. 2020년 부산지역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 해 전 합계출산율보다 0.1명 가까이 줄었고, 10년 전 합계출산율 1.08명에 비하면 0.33명이나 감소한 수치다.
2020년 부산시 16개 구·군 출생통계. 그래픽=박진홍 기자원도심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부산에서 출생아 수가 가장 적은 곳은 '중구'로, 2020년 한 해 동안 94명이 태어나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0.44명으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인접한 영도구 합계 출산율 역시 0.58명에 그쳤다. 중구와 영도구, 동구와 서구 등 원도심 4개 구는 소멸 위기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강서구는 합계출산율 1.26명으로 부산에서 가장 높았고, 전국 평균보다도 무려 0.4명가량 높았다. 기장군 역시 합계출산율 1.06명을 기록했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도심과 달리 동서 양끝에 위치한 두 지역은 확장성을 가진 각종 개발 사업이 많아, 젊은 인구 유입과 출생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편 출산율과 직결되는 혼인 건수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2020년 부산지역 혼인 건수는 1만 2128쌍에 그쳤는데, 이는 5년 전 1만 7113건에 비해 4985건, 30%나 감소한 수준이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도시로 전락한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전문가는 부산지역 저출산율이 도시의 존립을 위협할 만큼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자리 문제 등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젊은 인구의 역외 유출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경대학교 차재권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산지역 저출산 문제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매우 심각한 것은 사실"이라며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일자리 문제 등으로 부산을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혼인 건수와 출산율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