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선수들. 한국배구연맹 제공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가 2021년 마지막 날 연승 기록을 '11'로 늘리고 기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도로공사는 31일 경북 김천 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홈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0(25-23 25-15 25-15)으로 완파했다.
이미 10연승으로 팀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작성한 도로공사는 11연승을 질주했다. 이는 역대 V리그 여자부 팀 최다 연승 공동 5위에 해당한다.
시즌 15승 4패, 승점 42를 찍은 도로공사는 1위 현대건설(승점 54·18승 1패)과 격차를 줄이고 동시에 3위 GS칼텍스(승점 34·11승 8패)를 멀리 밀어내며 2위를 공고히 다졌다.
김호철 감독 부임 후 조금씩 나아지는 듯하던 IBK기업은행은 1세트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져 6연패를 당했다.
강팀과 약팀의 차이가 1세트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도로공사는 최근 연승 과정에서 나타난 체력과 집중력 저하로 2-11로 끌려갔다. 손발이 맞지 않아 공격다운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집중하라"는 김종민 감독의 질책을 들은 도로공사 선수들은 그물 수비로 먼저 기업은행의 예봉을 꺾고 나서 착실한 득점으로 점수를 좁혀갔다.
13-18로 따라붙은 도로공사는 왼쪽 날개 전새얀의 퀵 오픈 공격 두 방과 정대영의 가로막기 득점, 문정원의 서브 에이스로 순식간에 4점을 보탠 뒤 켈시 페인(등록명 켈시)의 시원한 백어택으로 마침내 18-18 동점을 이뤘다.
이후 시소게임에서 켈시가 블로킹 득점을 올려 21-20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승기를 잡자 켈시가 오픈 공격 두 방으로 거푸 내리꽂아 기업은행의 백기를 받아냈다.
1세트에서만 11점을 수확한 켈시는 2세트에서도 타점 높은 강타로 8점을 몰아쳤다. 켈시와 쌍포를 이루는 박정아가 2세트에서 6점을 보태며 위력을 뽐냈다.
도로공사는 '해결사' 없는 기업은행을 3세트 초반에 몰아붙여 경기를 일찍 끝냈다.
켈시, 박정아의 날개 공격에 배유나의 중앙 속공, 정대영의 블로킹을 더해 도로공사는 14-8로 달아나 홈 팬에게 화끈한 새해 선물을 안겼다.
3라운드 최우수선수인 켈시가 가로막기 4개 포함 29점을 터뜨리며 펄펄 날았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기업은행의 새 외국인 공격수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는 7점에 머물렀다.
1세트 교체로 들어가 2~3세트를 모두 뛴 도로공사 주전 세터 이고은은 켈시의 공격력을 극대화해 승리의 숨은 공신 노릇을 했다.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는 남자부 2위 KB손해보험이 OK금융그룹을 3-0(35-33 25-18 28-26)으로 따돌렸다.
KB손보는 11승 8패, 승점 36승을 쌓아 선두 대한항공을 맹추격했다. KB손보는 대한항공에 승점은 같으나 승수에서 뒤져 2위를 달린다.
KB손보 주포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는 듀스 접전이 벌어진 1세트에서 18점을 퍼붓는 등 36점을 터뜨려 승리를 이끌었다.
케이타는 3세트 27-26 매치 포인트에서 제자리에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솟구쳐 대각 오픈 강타를 코트 끄트머리에 떨어뜨리고 누워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케이타는 이번 시즌 총득점을 695점으로 늘려 가장 먼저 700점 돌파를 앞뒀다.
OK금융그룹의 차지환(21점)과 조재성(14점)은 35점을 합작해 케이타에 맞섰지만, 왼쪽 발목 인대를 다쳐 4주 후에 돌아오는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빈자리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