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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제 대신 1인 대표회장제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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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대표회장제는 정부와 정치권 밀접한 관계 맺지 못해

사실상 과거 한기총과 비슷한 형태의 1인 대표회장 체제로 변모한 한교총이 집단 지도체제에서 보여줬던 장점을 살려 대표적 연합기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해나갈지 주목된다.

창립 정신 훼손이라는 반대 목소리에도 1인 대표회장 제도 채택
공동 대표회장 제도로는 정치권·정부와의 관계 한계 있어
류영모 신임 대표회장, "정부에 종교와의 파트너십 요구"
이미 공동 대표회장 지낸 자도 교단 추천 받으면 대표회장 할 수 있어
순번제도 삭제..고도의 정치력 뒷받침 되어야 잡음 없을 듯
대표회장 하려면 한교총 발전기금 1억 5천만원 납부해야


한국교회총연합 신구 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교총은 이번 정관개정으로 새로운 많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총연합 신구 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교총은 이번 정관개정으로 새로운 많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앵커]
한국교회총연합이 우여곡절 끝에 정관을 개정했습니다. 한교총은 이번 정관 개정을 통해 3인 공동대표 체제에서 1인 대표 체제로 변경했는데, 그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한국교회총연합은 지난 2017년 창립 이후 5년 동안 공동 대표회장 체제를 고수해왔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1인 대표회장 체제에서 금권선거의 폐해와 대표회장의 독주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한교총이 창립 때부터 공동 대표회장 제도를 채택한 이유입니다.
 
한교총은 이번 속회에서 정관을 개정했는데, 3인 공동 대표회장 체제에서 1인 대표회장 체제로 변경한 것이 핵심입니다. 사실 한교총 총회에서는 공동 대표회장 체제를 1인 대표회장 체제로 바꾸는 개정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한교총의 창립 정신이 훼손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진구 목사 /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2일 한교총 정기총회)
"그 아픈 역사의 교훈 중 하나가 한기총의 1인 총회 대표자의 전횡 문제 내지 1인 독단적인 문제들 때문에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요인이 돼서 사실 한교총이 3인 공동 대표체제를 가져왔고…"
 
이러한 반대 목소리에도 한교총이 집단 지도체제에서 단일 지도체제로 변경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정치권과 정부와의 관계성 때문입니다. 한교총은 코로나 19 시국을 지나오면서 사실상 보수 연합기구의 대표 지위를 확고하게 했습니다. 교회 방역지침을 놓고 정부와 꾸준하게 협상을 벌여왔고, 대선을 앞두고는 주요 정치권 인사들도 한교총을 찾았습니다. 
 
이런 만남이 잦아지면서 공동 대표회장 체제로는 대화의 한계성을 느꼈습니다. 한교총 관계자는 "3인 공동대표 회장 체제로는 정부와 정치인들과의 만남에서 밀접한 이야기를 나누기 쉽지 않았다"며 "1인 대표회장 체제가 정부 또는 정치권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교총 등 보수 교계는 코로나 19 시국을 지나오면서 정부가 교회를 소홀히 대했다는 섭섭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한교총 신임 대표회장이 된 류영모 목사도 취임사에서 정부를 향해 파트너십을 요구하는 등 정부와 교회가 대등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류영모 목사 /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20일 정기총회 속회)
"정부와 교회는 한 시대의 파트너입니다. 서로 존중하고 세워주며 이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협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정부와 교회의 거룩한 거버넌스를 놓쳤습니다. 교회의 자존감과 권위를 잃어버렸습니다. 감히 정부에 종교와의 파트너십을 요구합니다."
 
한교총의 이번 정관개정에선 주목되는 또 다른 내용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소속 교단의 추천을 받은 현직 교단장만 대표회장이 될 수' 있었으나, 개정 정관에 따르면 '현직 교단장 외 전 교단장도 소속 교단의 추천을 받으면 대표회장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 이미 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을 지낸 목사도 다시 한 번 대표회장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대표회장의 경우 '임기는 1년이며 단임으로 한다'를 '임기는 1년이며 연임할 수 없다'로 변경한 점도 눈에 띕니다. 연임만 아니라면 한 회기씩 건너 띄어 대표회장직을 맡을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지금까지 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은 순번을 정해 맡아왔지만 개정 정관은 이를 삭제했습니다.
 
이렇게 할 경우 고도의 정치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대표회장 선출 과정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한교총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회장이 되려면 한교총 발전기금 1억 5천만원을 납부해야 하는 것도 변수입니다. 1억 5천만원을 쾌척할 수 있는 목회자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교단이 모인 연합기구가 원만히 기능을 발휘하려면 참여 교단들의 정서를 조율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사실상 과거 한기총과 비슷한 형태의 1인 대표회장 체제로 변모한 한교총이 집단 지도체제에서 보여줬던 장점을 살려 대표적 연합기구의 위상을 공고히 해나갈지 주목됩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최내호 영상 편집 두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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