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 자유시보 캡처 토바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화상 통화에서 안전하게 잘 있다고 근황을 전한 뒤 모습을 감췄던 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근 한 달 만에 모습을 나타내 자신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20일 싱가포르 중국어매체 연합조보의 기사와 동영상에 따르면 펑솨이는 이 매체와 전날 상하이에서 진행한 짧은 인터뷰에서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나는 누군가가 날 성폭행했다고 말하거나 쓴 적이 없다"며 "다들 많이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펑솨이는 지난달 2일 장가오리 문제를 공개한 웨이보 글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이 베이징의 집에서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여자프로테니스투어(WTA) 측에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로 쓴 영문 이메일의 진실성 논란과 관련해 자신이 중국어로 처음 썼고 그것을 번역해 보낸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펑솨이는 19일 상하이 한 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결승전 행사에 모습을 나타냈다. 농구스타 야오밍, 탁구선수 왕리친 등과 함께 주최 측이 제공한 5층 스탠드에서 20여 분간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가 끝난 뒤 출구 방향으로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 나오다 연합조보 기자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기자 트위터 캡처 중국 관영 환구시보 기자도 트위터에 7초 길이의 펑사이 인터뷰 동영상과 사진 등을 올렸다.
펑솨이는 지난달 2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장가오리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음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으나 20여분 만에 삭제 당했다. 이에 WTA 등 경기단체는 물론 백악관까지 나서 펑솨이의 행방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중국 측은 지난달 21일 바흐 IOC 위원장이 펑솨이와 30분간 영상으로 통화하게 해 안전 문제를 불식시키려 했다.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의 화상 통화는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다는 WTA 회장에게 보내는 메일 편지가 진위 논란을 일으킨 지 몇 일 만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바흐 위원장의 통화는 역풍을 불러 일으켰다. 그가 안전하다는 펑솨이의 말만 앵무새처럼 전했을 뿐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펑솨이가 정말 안전한지와 함께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도 객관적이고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이어졌다.
그로부터 약 한달 만에 펑솨이가 다시 나타나 자신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국제사회의 의혹과 우려를 해소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중국 당국의 조종에 의해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말만 한다는 의혹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펑솨이는 11월초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장가오리 부총리와 오랫동안 부적절한 관계였음을 암시하면서 3년 전 베이징에서 장가오리와 테니스를 친 뒤 그의 집으로 가 10여 년 전과 마찬가지로 성관계를 가졌는데 "그날 오후에 절대 동의하지 않았다. 계속 울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