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드롱이 14일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뒤 환호하고 있다. 고양=PBA당구 3쿠션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이 또 다시 프로당구(PBA) 새 역사를 썼다. 최초의 통산 3회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쿠드롱은 14일 밤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스페인의 강자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를 세트 스코어 4 대 1(15:4 15:5 3:15 15:11 15:13)로 눌렀다. 상금 1억 원과 함께 우승 포인트 10만 점을 거머쥐었다.
남자부 첫 3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쿠드롱은 2019-2020시즌과 지난 시즌 'TS샴푸 챔피언십'을 거푸 제패한 데 이어 1년 2개월 만에 PBA 최초의 3회 정상에 등극했다. 여자부(LPBA) 최다인 4회 우승의 이미래(TS샴푸)에도 1승 차로 다가섰다.
이전까지 쿠드롱은 강동궁(SK렌터카),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2회 우승으로 동률이었다. 쿠드롱은 4강전에서 강동궁에 4 대 1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지난 시즌 왕중왕전 우승자 사파타를 누르며 최강임을 입증했다.
앞서 쿠드롱은 PBA 최초의 2회 우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PBA 최초 우승 기록은 이루지 못했지만 지난해 10월 가장 처음으로 두 번째 정상에 오르며 PBA 출범 이전 세계캐롬연맹(UMB) 세계 랭킹 1위의 저력을 뽐냈다. 쿠드롱은 세계선수권 2회, 월드컵 17회 우승을 거두며 '황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등과 이른바 세계 3쿠션 '4대 천왕'으로 불렸다.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우승 뒤 시상식에서 나선 PBA 장상진 부총재(왼쪽부터), 쿠드롱, 크라운해태 기종표 단장. PBA
결승에서 쿠드롱은 1세트 5이닝 만에 15 대 4로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서도 쿠드롱은 0 대 5로 뒤진 2이닝째 한번에 15점을 몰아치는 '퍼펙트 큐'로 15 대 5의 우위를 보였다.
사파타도 8강에서 '국내 최강'으로 꼽히는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를 누른 기세로 반격했다. 3세트에서 5이닝 동안 쿠드롱이 침묵한 사이 15 대 3으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하지만 쿠드롱에게 더 이상의 자비는 없었다. 쿠드롱은 4세트 역시 5이닝 동안 공타에 머물렀지만 이후 5점-3점-1점-3점으로 시동을 걸더니 12이닝째 남은 3점을 채워 15 대 11로 세트 스코어 3 대 1로 달아났다. 5세트 사파타가 1이닝 8점을 몰아쳤지만 쿠드롱은 침착하게 추격해 4이닝째 4연속 득점으로 역전한 뒤 13 대 13으로 맞선 8이닝째 2점을 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앞서 쿠드롱은 16강전에서 절친이자 지난 대회 우승자 에디 레펜스(SK렌터카)를 눌렀다. 통산 3회 우승까지 챔피언들만 3명이나 꺾으며 진정한 챔피언임을 입증했다.
쿠드롱은 "우승까지 정말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했다"면서 "너무 행복하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가능한 많이 우승하는 것이 좋다"면서 "매 대회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승한 것이 보상이 된다"며 여전한 우승 갈증을 드러냈다.
PBA 최초 3회 우승을 이룬 데 대해 쿠드롱은 "강하기 때문에 이기는 게 쉬울 거라고 말하지만 항상 매 시합이 어렵고 최선을 다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또 최강을 유지하는 비결 역시 "처음에는 일이 아니고 즐기면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고 이후 열심히 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자리에서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 쿠드롱, 아마추어에 이어 PBA에서도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