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타이어 노조, 정부 관계자 접대 의혹…특정 의원 후원 종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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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일식집-역삼동 등지서 접대 이어져…노조가 지불"
"고용노동부 추진 중인 법안 관련해 만남"…노동부 관계자 "기억 안 나"
노조 간부들이 의원실 방문해 회사 관련 보도 '사실관계' 설명하기도

지난 2017년 8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일식집에서 한국타이어 노조 간부 2명과 한국노총 관계자, 고용노동부 과장·서기관 2명이 만났다. 독자 제공지난 2017년 8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일식집에서 한국타이어 노조 간부 2명과 한국노총 관계자, 고용노동부 과장·서기관 2명이 만났다. 독자 제공
고용노동부 관계자들과 한국타이어 노조 간 부적절한 접대가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한국타이어 노조 간부들이 노조원들에게 특정 국회의원에 대한 후원을 하도록 한 정황도 드러났다. 노조 간부들은 국회의원실을 찾아 회사에 대한 부정적 언론 보도 등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통상적인 식사?…"부적절한 접대 있었다"


지난 2017년 8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일식집에서 한국타이어 노조 간부 2명과 한국노총 관계자, 고용노동부 과장·서기관 2명이 만났다. 이날 만남은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로 옮겨 이어졌고 첫 자리에서 70~80만 원, 두 번째 자리에서는 200만 원 이상이 지불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지불은 모두 한국타이어 노조 측에서 했다고 한다. 역삼동 건물에서는 "부적절한 접대"가 있었다는 폭로도 함께 나왔다. 이날 일식집 식탁에는 금가루를 묻힌 복회가 나왔다. 해당 식당의 가장 특징적인 메뉴라고 한다. 당시 자리에 배석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고가 대접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식당에서 가장 저렴한 식대에 복회를 따로 더해도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당시 고용노동부에서는 '직업성 암'에 대한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 개정안이 진행 중이었다. '타이어 제조업을 포함한 일반 고무제품 생산 공정에 종사하여 발생한 방광암, 백혈병, 위암, 악성 림프종(다발성 골수종 포함), 폐암'을 신설하는 안이 연구용역을 통해 제시됐다. 여기에서 '타이어 제조업' 용어가 제외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는 것이 이날 노조 측의 요구였다고 당시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가 말했다.
 
당시 법안과 관련해 전문가 및 각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타이어 제조업' 문구는 사라지고 '생산 공정'은 '생산하는 작업'으로, '종사하여'는 '사용하는 화학물질에 노출되어'로 변경됐다. 노동계에서는 해당 인정기준의 신설에 대해서는 고무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용어가 변경되면서 간접 영향권에 놓인 노동자들까지는 포괄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국타이어 노조에서 이에 대한 지적 대신 당시 회사 및 경영계에서 한 것과 동일한 요구를 했다는 것은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시 회식에 참석한 고용노동부 간부는 당시 만남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노조에서 근로자들의 권익에 배치되는 그런 안건을 전달한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CBS노컷뉴스는 당시 자리에 있었던 모든 참석자들에게 입장을 물었지만 일부 인사는 끝내 입을 다물었다.
 

의원실 방문해 회사 언론 보도 내용 해명…"후원 할당도"

2017년 8월 한국타이어 노조 간부가 국회의원을 찾아가 회사 언론보도 관련 사실 관계를 설명하는 모습. 독자 제공2017년 8월 한국타이어 노조 간부가 국회의원을 찾아가 회사 언론보도 관련 사실 관계를 설명하는 모습. 독자 제공
지난 2017년 8월, 한국노총 한국타이어 노조 간부 2명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 소속 국회의원실을 찾았다. 손에는 '최근 HK 언론 보도 관련 사실관계'라는 자료가 들려 있었다. 당시 한국타이어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과 노동자 질병·사망 간 문제 제기가 일부 인사와 단체에서 집중적으로 있었고, 노동자 사망과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었다. 자료들은 해당 인사·단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주장들을 반박하는 내용들과 관련된 것이었다.
 
노조가 가져간 자료 가운데는 해당 단체의 활동 및 기자회견과 관련해 보도된 기사 건수와 제목은 물론, 회사로 문의를 해온 언론 수와 내역까지 날짜별로 정리돼있었다. 사망 노동자 소송과 관련된 설명자료에서는 '회사에서는 항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회사 입장이 담겼다. 2008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이후 추가 역학조사 추진 경위를 조사해주고 진행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명의의 진정서도 첨부돼 있었다. 당시 회사 고위 간부가 노조 관계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내일 OOO 의원을 만나기 전에 오늘 설명한 고 OOO님 관련 추가 자료가 필요할지요"라고 묻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한국타이어 내부적으로는 임단협이 진행 중이었던 이 기간에 노조 간부들은 국회 방문을 했다.
 
당시 노조위원장이 한 노조 간부에게 보낸 A 국회의원 후원금 명단, 한국타이어노조 내부에서 발견된 A 국회의원에 대한 또다른 정치후원금 기부자 명단. 독자 제공당시 노조위원장이 한 노조 간부에게 보낸 A 국회의원 후원금 명단, 한국타이어노조 내부에서 발견된 A 국회의원에 대한 또다른 정치후원금 기부자 명단. 독자 제공
한국타이어 노조 내부에서는 환노위 의원들에 대한 후원 활동도 있었다. 당시 노조 간부들이 위원장으로부터 1인당 10명씩 할당을 받아 노조원들에게 특정 의원들을 후원하도록 했다고 했다. 실제 노조 간부로부터 부탁을 받아 후원에 참여했다는 한 노조원은 "어느 의원에게 후원할지 정해줘 지지하지 않는 의원에게 후원을 했다"며 내역을 보여줬다. 당시 노조위원장이 한 간부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OOO 국회의원 후원금 명단'이라는 제목 아래 9명의 이름과 날짜가 기입돼있었다. 노조 내부에서 발견된 동일 제목의 한 문건에서는 이름과 후원금액, 송금일, 기부금영수증 처리 날짜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있기도 했다. 문건에 이름이 담긴 의원 측은 "일단 후원금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도 "그런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해왔다. 후원을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당시 한국타이어 노조위원장은 답을 하지 않았다.
 
노조의 국회의원 면담에 회사 자료가 제공된 이유에 대해 한국타이어 측은 "노조는 조합원 및 회사에 대한 사항에 대해 회사에 정보 제공 요청을 할 수 있고 회사는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당시 타이어업계는 물론 국내 주요 산업계에서 근로자 및 근무환경에 관련된 이슈가 부각되자 노조 측에서는 노조원들의 안전과 건강 확보 등의 이유로 회사에 정보 제공 요구가 있었고 이에 회사에서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후원과 관련해서는 "국회의원을 후원해서 언론 이슈가 관리된다고 언급하는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고 안타깝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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