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리더십을 상실한 프로야구 수장 정지택 총재, 사퇴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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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KBO 리그중단 뒤에 특정 구단과 정지택 총재
두산그룹으로부터 거액 고문료 등 전관예우
무보수 봉사와 공정한 리그운영은 헛말
축하할 수 없는 4위팀의 역사적인 우승 도전
자질의 문제가 아닌 자격의 문제, 사퇴가 답

KBO(한국야구위원회) 정지택 총재. 연합뉴스KBO(한국야구위원회) 정지택 총재. 연합뉴스정치인의 거짓말만큼 용납안되는 것이 체육인의 거짓과 속임수다.
 
스포츠는 공정한 룰에 따른 경쟁이기 때문에 정정당당함과 정직함이 생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1년 한국 프로야구는 완전히 망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물론 배경에는 2년째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코로나 탓이 크다.
 
그러나, 올해 프로야구는 코로나 천재(天災) 타령만 하기에는 인재(人災) 요인이 더 많다.
 
그 인재의 중심에 프로야구를 이끄는 KBO(한국야구위원회) 정지택 총재가 있다.

KBO는 지난 7월 12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을 전격 결정했다.
 
일부 구단 선수들의 숙소이탈과 부적절 행위로 무더기 징계가 내려지면서 정상적인 팀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야구계는 물론 팬들 사이에 일부 구단의 문제로 리그 전체가 중단되는 것이 적절한 일인지를 두고 논란이 거셌다.
 
어느 구단이 리그 중단에 찬성했는지 반성했는지를 놓고 시즌 내내 설왕설래가 난무했다.
 
그러다, 프로야구 중계방송사들이 최근 KBO와 구단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수면 위로 진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문화체육부가 지난 5일 KBO에 당시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고 결국 발언내용들이 공개됐다.
 
기아와 SSG, 롯데, 한화는 리그 중단을 반대했지만 당장의 전력 손실을 우려한 두산과 NC 등 일부 구단은 찬성했다.
 
리그중단 최종 결정에 정 총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정지택 총재는 그동안 중단 결정에 책임이 없는 것처럼 시치미를 떼왔지만 실상은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야구는 올림픽까지 겹쳐 한 달 가까이 중단됐고 그 여파는 지금의 겨울야구로 이어졌다.
 
문제는 정지택 총재의 이런 처사가 특정 구단 밀어주기라는 불공정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지택 총재는 회의 당시 특정 구단을 노골적으로 배려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회의록에 나타난다.
 
연합뉴스연합뉴스정지택 총재는 두산중공업 부회장 출신으로 임명 당시부터 자질 시비가 있었다.
 
두산 재직 시절 배임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았고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았다.
 
더구나, KBO 총재 취임 이후 "두산그룹으로부터 매년 수억대 고문료와 고급 차량, 운전기사를 제공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야구경기에서 심판을 배정할 때, 양팀과 관계없는 사람을 지정한다.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학연은 물론 지연까지 고려한다.
 
그런 의미에서 두산그룹과 2023년까지 고문 계약이 돼있는 정지택 총재는 부적절한 인사다.
 
지난 7월 KBO가 리그중단을 결정할 당시 기아 타이거즈는 6연승 행진중이었고 두산 베어스는 승률 5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7위에 쳐져있었다.
 
이후, 기아는 최종 9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두산은 4위로 치고 올라가 현재 KT위즈와 한국시리즈를 치루고 있다.
 
리그중단 결정이 각팀 전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입증하기 어렵지만 누군가는 억울하고 누군가는 혜택을 입은 것은 분명하다.
 
정지택 KBO 총재는 지난 1월 취임 일성으로 "무보수 봉사"와 "부도덕한 구단에 일벌백계"를 강조했다.
 
1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양팀 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1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양팀 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그러나, 무보수 봉사는 위선과 기만에 불과하고 리그중단 결정 역시 특정 구단 봐주기라는 공정파괴로 껍질이 벗겨지고 있다.
 
정지택 총재는 리그중단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말로 리그중단에 책임이 없다고 빠져나가서는 안된다. 눈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KBO 총재가 특정 구단의 모기업으로부터 전관예우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공정한 리그 운영에 공감하지 않는다.
 
땅에 떨어진 프로야구 인기와 프로야구 수장의 권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생각해볼 때다.
 
두산베어스가 프로야구 40년 사상 처음으로 와일드카드 4위에서 올라와 1위팀 KT를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 진정한 축하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지택 총재의 사퇴만이 답이자 해결책이다. 정지택 총재는 이미 KBO총재로서 리더십을 상실했다. 정지택 총재의 리더십은 자질의 문제가 아니라 자격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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