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스마트이미지 제공경찰이 홀로 집을 나선 뒤 실종된 90대 할머니를 35시간 만에 무사히 찾아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 5일 밤 9시쯤 광진구에 거주하는 최모(92) 할머니를 서울어린이대공원 숲 속에서 발견했다. 할머니가 실종된 지 35시간 만이었다.
앞서 최씨는 지난 4일 오전 10시 외출한 이후, 몇 시간이 지나도록 귀가하지 않았다. 최씨의 행방이 묘연하자 가족들은 당일 오후 5시경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현재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실종 시점까지도 본인과 가족들 모두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건강에 큰 이상이 없었고 운동도 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은 신고 이튿날인 5일 최씨의 신체 특징 및 당시 차림새를 설명하는 알림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안경을 낀 최씨는 카키색 자켓과 검정색 바지를 입고, 흰 신발을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황진환 기자
경찰은 지난해 12월 개정된 '실종 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6월부터 18세 미만 아동, 지적·자폐성·정신 장애인, 치매환자 등의 실종자 신상 등을 지역주민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리고 있다.
광진서는 하루가 지나도록 최씨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5일 아침부터 20명에 이르는 강력반 네 팀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최씨는 위치추적을 할 수 있는 단서인 휴대전화도 집에 두고 나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인근 CC(폐쇄회로)TV 등을 토대로 동선을 쫓아 최씨가 어린이대공원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어렵사리 포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대공원의 출구가 열여섯 군데나 된다"며 "저녁이 되면서 조명도 잘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곳에서 수색을 하다 보니 조금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찾은 최씨는 집을 나설 때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특별한 외상을 입은 흔적도 없었다. 최씨는 자신의 이름 석 자만을 기억해냈다.
경찰은 즉시 최씨를 가족들에게 안전하게 인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매뉴얼에 따라서 간단한 초동조치에 해당하는 수색을 했는데, 하룻밤이 지나도 돌아오시지 않아 강력팀을 동원해 집중수색을 벌이고 실종경보도 울렸다"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