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준플레이오프 두산과 2차전에서 LG 유강남이 4회초 2사 1,2루 김민성의 적시타 때 홈인하고 있다. 연합뉴스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잔루 10개를 남기는 등 타선의 침묵에 고개를 숙였던 LG 트윈스의 류지현 감독은 라인업에 소폭 변화를 가했다.
류지현 감독은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번 타순 자리를 김민성에서 유강남으로 바꿨다.
"데이터를 참고했다"는 류지현 감독은 "부담을 많이 갖는 경기에서 그래도 경험 있는 유강남이 자기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강남은 올해 두산을 상대로 타율 0.300, OPS(출루율+장타율) 0.904로 강했다. 두산의 선발 곽빈을 상대로는 5타수 2안타(1홈런)를 기록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4번 채은성이 우측 방면 2루타로 출루해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유강남이 섰다. 지난 1차전에 이어 또 한번 5번 타순에 기회가 찾아왔다.
류지현 감독의 승부수가 시험대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류지현 감독은 유강남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경기 전 데이터를 감안해 유강남의 타순을 조정했다고 말했지만 아웃카운트 1개를 소비하는 대가로 선취점과 더 가까워지는 길을 선택했다.
유강남은 희생번트를 잘 댔고 채은성을 3루로 보냈다.
다음 타자 문보경이 헛스윙 삼진을 당해 희생번트 작전이 빛을 잃는 듯 했지만 1차전에서 수차례 득점권 기회를 놓쳤던 7번 김민성이 깨끗한 좌전안타로 LG 득점의 포문을 열었다.
유강남의 희생번트는 정규리그 막판부터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LG에게 선취점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류지현 감독은 "1차전에서 잔루가 많았다. 적시타가 터져야 하는 상황에서 연결이 잘 안됐다. 어느 한 선수의 문제가 아니고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득점 빈곤에 시달렸던 LG에게 선취점은 중요했다. 선발 케이시 켈리가 아무래도 무게감에서 곽빈보다 더 낫다고 봤을 때 선취점의 의미는 더 커진다.
혈이 뚫린 LG는 4회초 2사 후 네 타자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가하는 저력을 보였다.
유강남과 문보경의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선취 타점의 주역 김민성이 또 한번 좌전안타를 쳤다. 홈으로 쇄도한 유강남은 아웃 타이밍에 걸렸지만 두산 포수 박세혁의 태그 실수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문성주가 우전안타를 때려 추가점을 만들었다. 초반 점수 모두 하위타순에서 힘을 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컸다.
하위타순의 분발은 계속 됐다. LG는 7회초 6번 문보경을 시작으로 김민성, 문성주의 연속 적시타를 앞세워 대거 5점을 뽑아 승기를 굳혔다.
LG는 두산을 9대3으로 꺾고 1차전 패배를 만회했다. 장단 14안타가 터졌다.
류지현 감독의 승부수 유강남은 9회초 쐐기 타점을 포함해 2안타 2득점 1타점으로 활약했고 하위타순 3인방은 7타점을 합작했다. 선취점에서 얻은 자신감은 결국 오랜만의 대량 득점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