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시몬스. NBA미디어센트럴 제공이 시대의 진정한 '월급 루팡'이 있다. 바로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올스타 가드 벤 시몬스(25)다.
벤 시몬스는 최근 팀 훈련에 참가했다가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쫓겨났다. 구단은 그에게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벤 시몬스는 소속팀 합류 이후 훈련 시간 내내 진지한 자세로 임하지 않았다. 동료들이 5대5 훈련을 할 때 주로 개인 연습을 했다. 팀 공격 훈련에는 아예 끼지 않았다. 가끔 수비수 역할만 했다.
5대5 공격 훈련을 할 때 누군가는 수비수 역할을 해야 한다. 흥미가 없었을까. 벤 시몬스는 최근 수비를 맡아달라는 닥 리버스 감독의 지시를 거부했다. 화가 난 리버스 감독은 시몬스에게 훈련장을 떠나라고 했다. 쫓겨난 것이다.
프로 선수답지 않은 행동이다. 게다가 벤 시몬스는 결코 평범한 선수가 아니다.
호주 출신의 벤 시몬스는 2016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필라델피아에 입단했다.
그는 구단의 배려로 안 좋은 몸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첫 시즌을 통째로 결장했다.
벤 시몬스는 데뷔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시즌까지 총 4시즌 동안 통산 평균 15.9득점, 8.1리바운드, 7.7어시스트를 올렸다. 신인왕을 차지했고 세 차례 올스타에 뽑혔다.
벤 시몬스는 특출난 재능을 갖췄다. 신장이 무려 211cm로 크지만 주 포지션은 포인트가드다.
반면, 확실한 약점도 있다. 시쳇말로 슛이 없다. 중거리슛조차 던지지 않을 뿐더러 통산 자유투 성공률은 59.7%에 불과하다.
이 같은 약점은 상세한 전력 분석을 토대로 경기를 펼치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두드러진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 2라운드에서 탈락했는데 슛 거리가 짧고 자유투가 약한 벤 시몬스는 승부처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필라델피아 현지 언론은 시리즈 패배의 이유를 벤 시몬스에게서 찾았다. 동료들도 마냥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그가 필라델피아에서 마음이 떠났다는 현지 보도가 잇따랐다.
실제로 벤 시몬스는 암묵적으로 트레이드를 요구하며 2021-2022시즌을 위한 트레이닝 캠프 합류를 거부했다.
'반항'은 오래 가지 못했다. 벤 시몬스가 팀 합류를 거부할 경우 보장된 연봉을 못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시몬스는 결국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벤 시몬스는 여전히 프로 선수답지 않았다. 자신을 환대해주는 구단 직원과 훈련장 스태프와 인사조차 나주지 않았다. 동료들이 환영 인사를 해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신했다.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리버스 감독이 참다 못해 그를 훈련장에서 쫓아낸 것이다.
몸은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저 멀리 있다.
벤 시몬스는 2019년 7월 팀과 연장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 5년에 총 연봉 1억7000만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당장 이번 시즌에만 3055만 달러(약 359억원)의 연봉이 보장된 선수다.
하지만 팀을 떠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태업을 일삼고 있다. 현지 언론은 벤 시몬스가 계약된 연봉을 수령하기 위해 억지로 팀에 합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같은 자세로는 20일 개막한 2021-2022시즌에서 언제쯤 코트를 밟을 것인지 알 수 없다.
필라델피아는 벤 시몬스의 '반항'이 시작된 이후 트레이드를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무조건 선수를 팔아야 하는 입장이 만천하에 드러난 만큼 협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는 과연 희대의 '월급 루팡'과 공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