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흥국생명과 올 시즌 프로배구 개막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이소영의 이적 공백을 메운 레프트 유서연. 장충=KOVO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GS칼텍스-흥국생명의 여자부 개막전이 열린 16일 서울 장충체육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최강의 팀들이 올 시즌 첫 판 펼치는 재대결이었다.
다만 두 팀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상당 부분 전력 유출이 있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지난 시즌 3관왕 GS칼텍스는 챔프전 MVP이자 국가대표 레프트 이소영이 KGC인삼공사로 이적한 데다 206cm의 장신 외인 거포 러츠도 빠졌다. 모마가 러츠를 대신하지만 184cm로 상대적으로 높이에서 아쉬운 데다 이적생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도 컨디션과 팀 호흡 문제로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흥국생명의 전력 마이너스는 더하다. '월드 클래스' 김연경이 중국 상하이로 이적했고, 베테랑 센터 김세영은 아예 은퇴했다. 이미 흥국생명은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지난 시즌 중반 학교 폭력 문제로 이탈한 상황.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었던 만큼 우승권에서는 멀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GS칼텍스보다는 흥국생명의 출혈이 더 컸다. GS칼텍스는 이소영과 러츠를 대신할 자원이 있었지만 흥국생명은 주축들의 이탈을 극복하기에는 아직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이소영의 공백을 누가 메우느냐는 질문에 "일단 유서연이 선발로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유소연이 흔들리면 최은지도 언제든 대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연 유서연은 차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1세트에만 유서연은 양 팀 최다 7점을 터뜨렸다. 공격 성공률 70%로 순도도 높았다. 디그도 양 팀 최다 5개, 리시브 효율 80%(5개 중 4개) 등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였다.
1세트 모마가 데뷔전에서 긴장한 듯 공격 성공률 20%로 부진했지만 유서연이 분발하며 분위기를 살렸다. 덕분에 GS칼텍스는 1세트를 25 대 21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흥국생명도 2세트 분전했다. 새 외인 캣벨의 강타를 앞세워 24 대 24 듀스를 만드는 패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승부처 해결사가 없었다. 25 대 25에서 캣벨의 공격이 실패하고 잇따라 모마와 강소휘에게 강타를 허용하며 2세트마저 내줬다. 캣벨은 2세트 8점을 올렸지만 14점을 합작한 모마, 강소휘와 화력 대결에서 밀렸다.
기세가 오른 GS칼텍스는 3세트까지 25 대 22로 따내며 3 대 0 완승으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2세트부터 살아난 모마가 팀 최다 20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강소휘와 유서연이 13점, 12점으로 거들었다.
흥국생명은 캣벨이 양 팀 최다 21점을 올렸지만 김미연(9점), 이주아(7점) 등 지원이 아쉬웠다. 다만 2, 3세트 후반 접전을 펼치며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데 위안을 삼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