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왼쪽)과 김동욱. KBL 제공KT는 지난 5월 FA(자유계약)로 베테랑 김동욱(40)을 영입했다.
같은 포지션(3번)에 김영환(37)이라는 베테랑이 있지만, 허훈, 양홍석 등의 젊은 패기에 노련미를 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물론 의문 부호는 붙었다. 둘의 공존 여부였다. 두 베테랑이 함께 뛰면 스피드가 느린 탓에 수비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16일 열린 오리온과 컵대회 B조 2차전.
김영환이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빅맨 김현민이 일찌감치 파울 트러블에 걸리면서 김동욱이 투입됐다. 걱정대로 김영환과 김동욱이 함께 코트 위에 서면서 KT 수비에 균열이 생겼다. 추격을 허용했고, 결국 2쿼터까지 35대41로 끌려갔다.
이후 3쿼터 김현민이 5반칙으로 물러나면서 다시 김영환, 김동욱이 함께 출전했다. 1, 2쿼터와는 달랐다. 베테랑답게 노련했다. 김영환이 흐름을 가져왔고, 김동욱이 마무리했다.
KT 서동철 감독은 "김영환과 포지션이 겹치는 부분도 있다. 다만 김영환이 3번에 집중한다면 김동욱은 상황에 따라 4번으로도 쓴다는 계획으로 연습했다"면서 "김동욱은 내가 습성까지도 안다고 생각한다. 4번과 3번을 충분히 왔다갔다 할 수 있다. 부담이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서는 김영환과 김동욱이 2, 3번도 볼 수 있다. 둘 다 노련하기에 잘 따라와주고 있다. 테스트의 한 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서동철 감독은 삼성 코치, 오리온 코치 시절 김동욱과 함께 했다.
둘 모두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니었다. 김동욱은 컵대회 전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서 컨디션이 떨어졌고, 김영환 역시 허리 결림으로 정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김영환은 14점 5리바운드, 김동욱은 15점을 올렸다.
고민은 수비다. 서동철 감독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일단 공격이 필요할 때 둘을 동시 기용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서동철 감독은 "많이 고민되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수비는 박지원, 정성우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둘이 2, 3번으로 뛰는 경우는 공격이 필요해 그럴 수 있지만, 수비에서는 문제가 있을 거라 보여진다. 공격을 위해 기용했으면, 수비 허점을 어떻게 메우느냐는 내가 시즌을 치르면서 고민해야 할 문제다. 둘 다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이기에 잘 따라와줄 거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KT에는 부상으로 컵대회에 나서지 않은 양홍석도 있다.
서동철 감독은 "김영환, 김동욱, 양홍석이 함께 뛰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긴 시간은 아닐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김영환도 수비에 대한 약점을 알고 있다. 김동욱과 함께 뛸 경우 수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김영환은 "동욱이 형이 워낙 농구를 알고 하는 스타일이라 같이 뛰면 편하다. 공격에서 많이 풀어주기에 같이 뛰면 나는 수비나 활동량을 더 가져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공격은 조금 내려놓고, 그런 부분에서 도움되는 플레이를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