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이 7일(한국 시각) 뉴욕 양키스와 원정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류현진(34·토론토)은 최근 두 경기에서 에이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달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 경기에서 3⅔이닝 7피안타(3홈런) 7실점 최악투로 패배를 안았다. 지난 1일 최약체 볼티모어에도 6⅔이닝 3피안타 3볼넷 3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한때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AL) 다승 1위를 다퉜다. 그러나 최근 2연패로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과 격차가 2승까지 벌어졌다. 8월 2승 3패, 평균자책점(ERA) 6.21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토론토도 에이스의 부진에 가을야구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달만 해도 토론토는 AL 와일드카드 1위 양키스에 6.5경기, 2위 보스턴에 4.5경기 차로 뒤져 포스트시즌 진출이 난망했다.
이런 가운데 류현진은 절치부심의 각오로 나섰다. 덥수록했던 수염을 깨끗하게 자르고 나온 것부터 심기일전을 짐작하게 했다.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은 지난 1일 볼티모어와 경기까지만 해도 수염을 기른 채 투구했다. 토론토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캐나디안 프레스 제공이날 류현진은 직구 최고 구속이 151km까지 나왔다.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의 시즌 평균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144.8km였지만 이날은 147.7km로 3km 정도 빨랐다. 컷 패스트볼(커터)도 시즌 평균(138km)보다 4km 이상 빠른 142.6km였다.
그만큼 작심하고 던졌다는 것이다. 경기 후 류현진은 "오늘 경기는 올 시즌 들어 가장 힘이 좋았다"고 강조했다.
부진했던 8월과 다른 변화도 줬다. 이날 류현진은 80개 투구 중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30개로 가장 많이 던졌고, 그 다음이 우타자 오른쪽으로 휘는 슬라이더(커터) 계열로 22개였다. 전매특허인 체인지업(21개)보다 1개 더 많았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팀 동료 좌완 로비 레이(30)를 언급했다. 류현진은 "레이의 투구 내용을 많이 공부했는데 슬라이더를 많이 던진 이유"라고 말했다. "레이는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면서 "나 역시 (비슷한) 구종을 던질 수 있는데 그 구종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팀 최고 연봉 투수지만 에이스의 자존심을 버리고 후배를 배우는 자세로 따낸 승리인 셈이다.
남은 경기 각오도 다부졌다. 류현진은 "이제 등판할 수 있는 경기가 몇 차례 남지 않았는데 모든 타자를 상대로 집중해서 공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