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왜 가격이 달라요?" 알고도 당하는 배달 앱

    
"앱으로 주문했으면 돈 더 낼 뻔했어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각종 분야에 진출해있는 온라인 플랫폼 산업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중 배달 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아서 플랫폼 기업의 높아지는 시장 지배력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실정입니다.
 

"같은 음식인데 가격이 다르다"…불만 토로하는 소비자들

편리한 플랫폼 산업의 이면에는 똑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고도 발생하는 가격 차이에 불만을 품는 소비자들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매장에 직접 방문해 음식을 주문했을 때와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했을 때 가격 차이가 나는 현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유명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은 직접 매장에서 8200원에 한우 불고기 버거 세트를 구입할 수 있지만,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면 1만 원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또 서울의 한 커피 전문점에서도 17시 이후 아이스 아메리카노 1잔은 매장에 직접 방문하면 2500원에 주문할 수 있었지만,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면 똑같은 음료에 32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여기에 최소 주문 금액에 맞게 주문해야 하고, 배달비까지 더하면 소비자는 최소 1만 원은 지불해야 주문이 가능했습니다.
 
이에 한 소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장님들이 배달 앱에 지불하는 수수료에 부담을 갖는 것은 이해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간단한 음식 하나를 주문할 때에도 계획보다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배달 앱 수수료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자영업자들의 한탄

배달 앱을 이용해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은 "그래도 남는 게 없다"고 말합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기반 소비자거래에서의 소비자 문제 연구'를  보면 "배달 앱 플랫폼은 외식사업자들에게 주문, 결제 수수료, 입점 수수료 등을 부과해 수익을 창출한다"며 "배달 앱을 통해 주문 시 소비자는 상품 금액 외에 따로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으나, 입점한 판매자들은 거래 수수료 및 결제 수수료, 광고비 등을 지급하게 된다"고 플랫폼 산업의 구조를 설명합니다.
 
경기도 광명에서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수수료 때문에) 아는 사람이나 친해진 단골손님한테는 장난식으로 배달 앱 말고 전화로 주문해달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자영업자들 입장에선 각종 배달 앱을 이용하기 위해 지불하는 이용료부터 만만치 않은 데다, 이를 통해 들어오는 주문에 대한 수수료가 많을 경우엔 30%까지 나간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배달 대행업체에 지불하는 비용과 인건비, 포장 용기 비용 등을 생각하면 가격이 다른 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같은 매장·같은 음식인데 앱마다 가격 다른 경우도"

각 배달 앱마다 수수료를 책정하는 비율이 달라서, 같은 매장의 같은 메뉴더라도 배달 앱별로 가격이 다른 경우까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장에 방문해 주문하면 1만 원에 구매할 수 있는 음식을 A 앱을 통해 주문하면 1만 1천 원, B 앱을 통해 주문하면 1만 원, C 앱을 통해 주문하면 1만 2천 원으로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서울 구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박상현 씨는 "각종 배달 앱마다 수수료를 책정하는 비율이 다르다"며 "어떤 앱은 아예 수수료가 없는 반면 이용료 자체가 비싸고, 또 다른 앱은 수수료가 비싼 대신 배달을 빠르게 가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이러한 차이 때문에 한 매장의 같은 음식이더라도 앱마다 가격이 다른 경우가 발생한다"고 전했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그럼에도 높아지는 배달 앱 이용률

이러한 상황이지만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배달 앱 이용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 배달 앱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배달 앱을 이용한다고 답한 자영업자는 7.6%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11.2%로 늘어났고, 작년에는 19.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이에 "배달 앱을 이용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리니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을 모았습니다.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지면서 배달 앱 시장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습니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한국인 만 20세 이상 개인의 신용카드, 체크카드, 휴대폰 소액결제 등으로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에서 결제한 금액을 표본조사한 결과, 연간 결제금액은 2018년 3.9조 원, 2019년 7조 원, 2020년 12.2조 원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는 2019년 배달 앱 결제금액 대비 75%나 상승한 수치입니다.
 

비싼 수수료 메우려 음식 가격 ↑…악순환 우려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배달 음식점 2천 곳 중 79.2%가 "배달 앱 회사에 지불하는 광고비와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돼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이 비용을 메우기 위해 다른 가격을 높인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배달 앱 수수료 및 광고비에 대한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고객에게 배달료를 청구한다"는 응답이 41.7%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어 "음식값을 올린다"는 응답이 22%, "메뉴 제공 양 축소 또는 식재료 변경을 통한 원가 절감"을 꼽은 응답이 16.3%를 차지했습니다.
 
자영업자의 배달 앱 수수료에 대한 큰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대해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배달 앱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영업 자체를 할 수 없는 구조이나 과도한 광고비와 수수료, 독과점으로 인한 피해는 소상공인은 물론 소비자에게까지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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