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리뷰]'스우파', 춤 잘 추는 여자들의 쫄깃한 서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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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방송한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는 자신이 생각했을 때 이길 수 있는 댄서를 지목하는 '약자 배틀'이 펼쳐졌다. '스우파' 캡처24일 방송한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는 자신이 생각했을 때 이길 수 있는 댄서를 지목하는 '약자 배틀'이 펼쳐졌다. '스우파' 캡처'볼거리가 다양하다', '정말 매운 맛이 뭔지를 단단하게 알 수 있는 방송', '시청자분들이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이 나올 것'…

으레 하는 관용적인 표현이 아니었다. 24일 밤 10시 20분 첫 방송한 엠넷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연출 최정남, 이하 '스우파')는 정말로 강했다. 실력과 자존심, '춤'과 소속 팀을 향한 애정이 가득한 여성 댄서 크루 8팀이 벌이는 신경전은 매운맛 그 자체였으나 그저 혀를 얼얼하게 하는 자극적인 매운맛이지만은 않았다. 볼거리가 풍성했고 무엇보다 금세 빠져들 수 있었다.

프로그램은 '파이트 존'이 있는 세트장에 모인 크루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YGX', '라치카', '원트', '웨이비', '코카N버터', '프라우드먼', '홀리뱅', '훅'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댄스 크루 8팀은, 솔직하면서도 거침없는 태도로 본격적인 배틀이 벌어지기 전부터 긴장감을 유발했다.

다양한 종류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론칭·유지하며 인기를 끈 엠넷은 이번에도 도발적인 시스템을 통해 눈길을 끌었다. 몇 위를 할 것 같은지 상대방 평가를 들었고, 사전 투표로 약자를 지목했다. 내가 이 사람만은 이길 수 있다 싶은 인물을 꼽는데, 약자로 지목되면 '노 리스펙트'(No Respect)란 스티커를 붙이고 나와야 한다.

이는 곧, '스우파' 경연에 참여한 이들 사이에서 자신의 입지를 나타낸다. 스티커가 적거나 없으면 실력을 겨루기에 부담된다는 뜻이므로 그만큼 '강자'고, 반대로 스티커가 많을수록 실력 면에서 박한 평가를 받았기에 '약자'다. 댄서들은 서로 얼마나 스티커가 붙었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며 탐색전에 나선다. 숨길 수 없는 시각적 효과로 흥미와 잔인함을 동시에 더했다.

사전 투표에서 가장 많은 '노 리스펙트'를 받은 참가자는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 출신 가수 이채연이었다. '약자 지목'은 첫 번째 댄스 배틀의 테마이기도 했다. 댄서가 나와서 자신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직접 지목해 심사위원인 '파이트 저지' 3인(보아·NCT 태용·황상훈)의 판단을 받는 것. 파이트 저지는 손으로 '엑스'(X) 표시를 해 판단을 보류하고 재대결을 요청할 수도 있다.

'스우파' 첫 방송의 백미는 역시 배틀이었다. '라치카'의 시미즈가 첫 주자로 나서 'YGX'의 리정을 불러냈다. 승리는 리정의 몫이었다. 태용은 "노래도 (춤에) 굉장히 어울리는 노래가 나온 것 같고 기본기에 충실한 무브를 보여주셔서 저로서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라며 리정의 손을 들어줬다.

'스우파' 첫 방송 캡처'스우파' 첫 방송 캡처이번엔 리정이 새로운 약자를 불러낼 차례. 그는 '원트'의 이채연을 호명했다. "아이돌과 댄서는 아주 다르다고 생각", "댄서신에 몸담은 것도 아니고…" 등 타 크루들의 냉정한 평가 아래, 이채연은 "아이돌이라는 직업에 먹칠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라며 다부진 각오로 배틀에 임했다. 리정은 2연승을 거뒀다. 보아는 "넘치는 에너지와 자신감에 제가 압도됐다"고 밝혔다.

40초 안에 자신의 실력과 끼를 모두 보여줘야 하는 조건. 덕분에 속도가 빠르다. 각각 어떤 에너지를 얼마나 내뿜는 참가자가 나오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바지가 신발에 걸려 잘 벗겨지지 않는다거나, 각자 무대를 장악하기 위해 애쓰다가 부딪혀서 넘어지거나, 겨루기 위해 나온 두 사람이 마치 한 팀처럼 좋은 합을 보여주는 등 돌발상황이 오히려 '스우파'에서만 가능한 장면을 만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크루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프로그램을 이끈다. 아직 더 다듬어야 하는 이들이 대거 출연하는 오디션이 아니라, 이미 업계에 한 획을 그었거나 잔뼈가 굵은 인물이 나오는 서바이벌이어서 기대보다 더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볼 수 있다. 한국에 이렇게 다채로운 스타일을 지닌 여성 댄서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건 덤이다.

이들은 춤 앞에서는 계급장도 떼고 도전할 만큼 열정과 애정이 가득하다. '저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말한다고?' 싶은 날것의 발언도 있으나, '춤'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동료라는 점에서 기본적인 존중이 보이는 점도 좋다. 자신의 '멋짐'을 강조하고 과시하는 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는 여성들이 '떼로 나온다'는 것은 왠지 모를 짜릿함을 선사한다.

보아는 이날 오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 출연 이유 중 하나로 '직관'을 들었다. 비록 현장에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시청자 역시 현장의 공기를 헤아릴 수 있도록 배틀의 '충돌하는 에너지'를 생생하게 드러내는 연출이 몰입감을 높인다. 파이트 저지의 심사와 감상도 재미 요소다. 무대를 잘 보고도 아직 자신의 느낌을 분명하게 언어화하기 어려운 시청자에게는, 전문가의 시선과 정돈된 평이 '스우파'를 좀 더 깊이 즐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스우파'는 다음 주 방송에서 걸스힙합 최강자로 불리는 코카N리헤이와 홀리뱅 허니제이의 배틀을 공개한다. 각자 팀을 벗어나 무대를 꾸미는 '계급 미션'도 예고됐다. 댄서들 사이에서도 메인과 주변부가 갈리는 만큼 어떤 그림이 펼쳐질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스우파'는 매주 화요일 밤 10시 20분에 엠넷에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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