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선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의 신경전이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
지도부 패싱' 논란으로 공방을 벌였던 양측은 고등어‧멸치에 이어 하이에나‧멧돼지 비유를 들며 설전을 이어갔다.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계인
정진석 의원은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 '약속의 땅' 사진과 함께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다"라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어록을 남겼다.
최근
지도부 패싱 사태 이후 이 대표가 연일 페이스북에서 공정한 경선을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윤 전 총장 측을 압박한 데 대한 불만의 의미로 읽힌다. 전날 당 경선준비위원회는 오는 18일과 25일 두 차례 대선후보들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히면서 월권 논란도 더해진 상태다.
이 대표 또한 정 의원의 게시글이 올라온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돌고래팀은 그게 불편한 것이겠지요"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하쿠나 마타타 노래라도 같이 부르면서 좋은 사람들의 조력을 받으면 사자왕이 된다. 초원의 평화는 덤"이라고 말했다.
범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격려 방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앞서
정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돌고래에, 다른 후보들은 멸치 등으로 비유한 점을 꼬집으며 영화 '라이언킹'의 캐릭터인 하이에나 등을 언급해 반격을 가한 셈이다. 당내에선 양측이 '아쿠아리움'에 이어 이젠 '사바나' 초원으로 전선을 이동해 공방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건전한 토론이나 공방은 있을 수 있는데 지금은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며 "앞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이 산적한데 양쪽 모두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