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0시(한국시각)에 열린 외화 '프리 가이'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라이언 레놀즈와 숀 레비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위트 넘치는 액션으로 사랑받는 라이언 레놀즈가 게임 속 NPC(Non Player Character, 온라인 게임 속에서 서비스 공급업체가 직접 조종하는 캐릭터)로 돌아왔다. 영화 '프리 가이'는 주인공이 가상의 세계 프리시티 속 은행원 NPC 가이에서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리며 웃음과 감동은 물론 시원한 액션까지 다양한 즐거움으로 무장했다.
새롭고 독특한 히어로 스토리, 현실과 가상 세계를 오가며 펼쳐지는 인터랙티브 서바이벌 액션, 지금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까지 담은 '프리 가이'가 오는 11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개봉을 앞둔 6일 오전, 배우 라이언 레놀즈와 숀 레비 감독이 한국 영화 팬들을 위해 직접 '프리 가이' 소개에 나섰다.
외화 '프리 가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워낙 상상력이 풍부한 영화라 시나리오만으로는 전체 그림을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처음 대본을 보고 어떤 그림이 그려질 거라 예상했나? 라이언 레놀즈(이하 라이언) : 처음 스크립트를 읽었을 때 콘셉트와 캐릭터는 물론 숀 레비 감독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너무 신났다. 우리가 힘든 시기를 겼었는데, 이런 힘든 시기에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인상 깊었고, 나도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았지만, NPC가 주인공이 되어 AI로 진화하는 설정이 신선했다. 숀 레비 감독(이하 숀) : 여태까지 우리가 봐 온 영화나 게임을 보면 히어로 혹은 주인공에 포커스를 맞춰서 그 사람이 모든 이야기를 끌고 간다. 우리가 '프리 가이'에서 포커스를 맞춘 인물은 배경에 있거나 그 뒤에 서 있었기에 이때까지 보지 못했던 인물인 가이다. 우리 영화는 그런 인물에게 포커스를 맞춰서 목소리를 부여하고 주변에 영향을 미칠 힘과 기회를 주는 영화다. 그런 점에서 우리 영화는 다른 영화들과 차별점을 갖고 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히어로가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 라이언 레놀즈는 피카츄부터 슈퍼 히어로까지 액션 코미디 장르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하다.
라이언 : 나는 항상 그때그때, 그 순간에 집중한다. 그때 그 시대, 그 시간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가, 우리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에 관해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고 그쪽을 바라본다. 문화적으로 이 시대, 이 문화가 어떤지 항상 돌아본다. 그런 부분에서 '프리 가이'는 우리가 사는 사회, 지금 우리 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냉소적인 게 아니라 낙관적이고 낙천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영화 속 가이가 그렇다.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물이자 그런 영화 아닌가 싶다.
외화 '프리 가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영화 속 주된 배경인 프리시티는 게임 속 세상인 만큼, 게임의 특성을 잘 구현하는 것 역시 중요했을 거라 본다. 연출하며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
숀 : 게이머 문화, 게임이라는 배경 등 이런 모든 걸 정말 정확하고 진정성을 갖고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게이머, 게임 디자이너, 게임 개발사에 직접 문의하고 리서치를 통해 최대한 정확하게 화면으로 옮기려 노력했다. 동시에 영화는 영화여야 한다고 믿었다. 게임을 알건 모르건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만들었다.
▷ 만약 NPC인 가이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살게 된다면 어떨 것 같나? 라이언 : 코로나19 시국을 지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봉쇄되기도 했다. 어느 정도 그런 NPC 같은 느낌으로 살지 않았나 싶다. 봉쇄를 겪으면서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지났지만,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사랑스러운 순간, 즐거운 시간도 있었다. ▷ 촬영하면서 재밌었던 순간이 있다면 궁금하다. 라이언 : 정말 매일매일 너무 즐겁고 웃음이 떠나지 않는 현장이었다. 이때까지 했던 프로젝트 중에서도 인상 깊은 프로젝트다. 숀 레비 감독과의 컬래버레이션에 있어서 너무나 즐거웠다.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임했던 만큼 우리가 느낀 즐거움과 행복감이 영화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외화 '프리 가이' 라이언 레놀즈와 숀 레비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영화의 메인 음악인 머라이어 캐리의 '판타지'(Fantasy) 선곡이 참 좋았다. 숀 : 어느 영화에서나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나와 라이언이 같이 프로듀서로서 어떤 음악을 써야 할지 함께 조사했다. 우리 영화가 행복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인만큼 그 에너지를 그대로 전할 수 있는 중심이 되는 주제곡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머라이어 캐리의 '판타지'는 들으면 기분 좋아지는 90년대 팝이다. 그 느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행복한 에너지 등 여러 면에 있어서 우리 영화에 완벽한 매칭이 되는 좋은 음악이었다.
▷ 영화 속 가이는 현실에서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지만, 약자를 돕고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어려운 상황으로 뛰어들 줄 아는 히어로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어쩌면 지금 시대가 필요로 하는 '히어로'란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시대의 히어로란 어떤 덕목을 갖춰야 한다고 보나?
라이언 : 아마도 어린 친구들이나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항상 슈퍼 히어로를 떠올리면 굉장히 특별한 사람이고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그 사람이 나타나서 모두를 구해주는 걸 생각할 것 같다. 사실 실제 우리 일상을 보면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 영웅적인 행동하고, 우리에게 영웅이 된다.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아야 용기를 낼 수 있고 평범함이 있어야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 평범한 사람이지만, 안전한 자신의 모습을 깨고 나와서 남을 돕고 무언가를 해낸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히어로가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가이처럼 배경에 있는 인물도 언제든지 히어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대하지 못했던 평범한 사람이 영웅이 될 때 우리에게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숀 :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정말 복잡하고, 사실 실망스러운 면이 많은 세계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이러스가 될 수도 있고 정치적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으로서 살아가면서 많은 실망스러운 시간을 보내지만, 히어로와 같은 사람이라면 실망스러운 상황에도 낙관주의를 절대 희생시키지 않고 언제나 밝은 면을 바라본다. 그리고 본인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본인의 변화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시대의 영웅이라면 끈기가 있어야 한다. 또 언젠가는 이 끝도 없이 어두워 보이는 터널이 지나면 바로 빛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화 '프리 가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프리 가이'에서 라이언 레놀즈와 밀리와 몰로토프걸 1인 2역을 맡은 조디 코머의 케미가 돋보였는데, 두 배우를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 숀 : 세상에 있는 모든 감독님께 추천하고 싶다. 라이언 레놀즈를 캐스팅하세요! 라이언과 함께한다면 어떤 프로젝트든 훨씬 더 나은 영화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훌륭한 연기자고, 코미디와 위트 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리고 조디 코머는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였다. 당시 이 캐릭터를 갖고 오디션을 진행했을 때, 70~80여 명 되는 여배우분들이 와서 오디션을 봤다. 코머보다 훨씬 커리어가 많고 유명한 분도 많았다. 나와 라이언이 앉아서 코머를 처음 봤을 때, 정말 한눈에 알아봤다. 정말 재능 있고, 크게 될 배우고, 미래에 다양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진 배우라고 믿었다. 그래서 우리 작품으로 코머가 첫 번째 영화를 찍었다는 부분에서 굉장히 큰 자부심이 있다.
▷ 감독이 이토록 극찬한 조디 코머와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이 어떤가? 라이언 : 코머는 감독님도 말했다시피 10억 명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재능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만나자마자 완벽하게 배역에 맞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함께하는 시간이 정말 즐거운 작업이었다. 코머가 연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소름 끼치도록 잘해서 내게도 큰 자극제가 됐고, 좋은 도전이었다. 신에 따라 계속 본인이 알아서 기어를 바꾸는 훌륭한 면모도 봤다.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 영광이었다.
▷ 영화의 액션 시퀀스 대부분이 웃음에 맞춰졌다. 이전에 해온 액션과 달랐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라이언 : 숀 감독님과 처음부터 우리가 이야기했던 게, 톤을 잘 맞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머 코드도 감동 코드여야 한다는 것, 다시 말해 따뜻함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조크가 되었든 액션이 되었든,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이 되었든, 모든 것이 다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따뜻해져야 한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그러한 밸런스를 잘 맞춰가는 부분이 도전이지 않았나 싶다. 외화 '프리 가이'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영화 후반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캐릭터를 패러디한 장면이 인상 깊었다. 숀 : 이 영화 피날레에서 우리가 가이를 정말 게임 마스터로 만들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게이머라면 누구나 게임 마스터가 된다고 했을 때, 원하는 모든 무기와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걸 꿈꿀 거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던 와중에 라이언과 내가 '우리라면 어떻게 할까?' '어떻게 표현할까?'를 상상했다. 그래서 모든 프랜차이즈에 나오는 아이콘들을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우리에게 그런 권한이 있다면 말이다. 그래서 디즈니 측에 물어봤는데, 너무나 감사하게 사용해도 된다고 했다. 덕분에 우리는 정말 장난감 가게에 들어간 어린아이처럼 재미난 레퍼런스와 아이콘을 실컷 사용할 수 있었다.
▷ 오는 11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프리 가이'를 선보이게 됐다.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라이언 :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한국에 너무너무 다시 가고 싶다. 지난번에 갔었을 때 MBC 예능 '복면가왕'에 출연했던 기억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한국에 꼭 한번 다시 가고 싶다. 그리고 '프리 가이'를 사랑해 주길 바란다.
숀 : 우리가 여러분을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 극장에서 관객들이 정말 그 시간만큼은 스트레스를 다 해소할 수 있는 즐거운 영화를 만들었다. 우리가 즐겁게 만든 만큼 한국 관객을 비롯한 전 세계 관객이 행복감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