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4번의 랠리' 女 배드민턴, 치열했던 우정의 대결[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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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한민국 김소영-공희용(아래)과 이소희-신승찬이 경기를 마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2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한민국 김소영-공희용(아래)과 이소희-신승찬이 경기를 마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배드민턴 여자 복식 라이벌들이 올림픽 메달을 놓고 뜨겁지만 우정 어린 대결을 펼쳤다. 세계 랭킹 4위 이소희-신승찬(이상 27·인천국제공항)과 5위 김소영(29·인천국제공항)-공희용(25·전북은행)이다.

두 조는 2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3, 4위 결정전에서 맞닥뜨렸다. 나란히 4강에 오른 두 조는 함께 결승에 올라 금, 은메달을 나누기를 바랐지만 동메달을 놓고 경쟁하게 됐다.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던 네 선수들이었지만 경기에 양보는 없었다. 4명 모두 마지막 올림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승찬은 4명 중 유일하게 올림픽 메달이 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정경은(31·김천시청)과 여자 복식 동메달을 합작한 바 있다.

하지만 동갑내기 절친 이소희는 메달이 아직 없다. 이소희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약해온 친구와 함께 세계 최고의 무대를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4명 중 가장 언니인 김소영은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나 다름 없다. 특히 2019년부터 4살 어린 후배 공희용과 찰떡 호흡을 맞추며 여자 복식의 다크호스로 거듭났다.

상대 전적에서는 이소희-신승찬이 4승 2패로 앞섰다. 그러나 올해 1월 태국에서 열린 국제 대회 결승에서는 호각을 이뤘다. 토요타 태국오픈에서는 김소영-공희용이,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는 이소희-신승찬이 우승을 차지했다.

2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한민국 김소영(아래 왼쪽)-공희용과 이소희(위 왼쪽)-신승찬이 경기를 마친 뒤 상대를 포옹해주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2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한민국 김소영(아래 왼쪽)-공희용과 이소희(위 왼쪽)-신승찬이 경기를 마친 뒤 상대를 포옹해주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경기는 치열했다. 스매싱을 터뜨릴 때마다 신승찬, 공희용 등 선수들의 함성과 기합 소리가 코트에 울려퍼졌다.

1게임에서는 '닥공(닥치고 공격)의 킴콩조' 김소영-공희용이 강력한 스매싱을 앞세워 21 대 10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소희-신승찬은 노련함으로 맞섰지만 잇따라 실수가 나왔다.

이소희-신승찬도 2게임 전열을 정비해 나섰다. 상대 강력한 공격을 이소희가 끈질긴 수비로 넘겼고, 신승찬이 뒤에서 샷을 내리꽂는 호흡을 보이며 근소한 리드를 잡았다. 6 대 4로 앞선 가운데 공수를 주고받는 숨 막히는 접전 끝에 신승찬의 공격이 성공하면서 포효했다. 무려 74번의 가장 긴 랠리였다. 걸린 시간은 84초, 그만큼 셔틀콕이 빠르게 오갔다.

그러나 김소영-공희용도 반격에 나섰다. 공희용의 서브 때 신승찬, 이소희가 잇따라 리시브 실수를 하면서 11 대 10으로 역전했다. 이어 특유의 빠른 공격 조직력으로 상대 수비를 뚫어내면서 18 대 16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19 대 16에서 김소영의 스매싱이 코트에 작렬하며 쐐기를 박았다.

결국 김소영-공희용이 2 대 0(21-10 21-17)으로 이겨 첫 올림픽 메달을 품에 안았다. 이소희-신승찬은 비록 아쉽게 메달이 무산됐지만 경기 후 동료들을 껴안고 축하해줬다. 치열했고 최선을 다했기에 아름다웠던 우정의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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