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그늘 벗어난 '도마요정' 여서정 "아빠 이겨볼래요"[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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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기계체조 여자 개인종목 도마에서 여서정 선수가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기계체조 여자 개인종목 도마에서 여서정 선수가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아빠 때문에 부담감도 많았어요."

여서정(19, 수원시청)은 활짝 웃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여홍철의 딸이 아니라 이제는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여서정이 됐다. 25년 전 아버지 여홍철 교수의 도마 은메달에 이어 여서정은 아버지와 같은 도마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은 15.083점의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 은메달은 14.916점의 마이케일러 스키너(미국)가 차지했다.

여서정은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너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1차 시기에서 펼친 결선 최고 난도 6.2점의 '여서정'은 완벽했다. 아버지의 기술 '여 2'를 변형한 여서정 고유의 기술. 여서정은 15.333점으로 결선에 오른 8명의 16번 연기 중 최고점이었다. 다만 2차 시기 난도 5.4점의 '유르첸코 더블 트위스트'가 아쉬웠다. 착지에서 실수를 했다. 14.133점.

여서정은 "(2차 시기 후) 아차 싶었다. 1차 시기가 너무 잘 돼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실수를 했다"면서 "그래도 만족한다. 감독님이 성공한 것만으로도 만족하자고 했는데 메달은 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긴장하고 있었다. 다만 기분이 좋아야 컨디션이 좋으니까 많이 웃으려고 했다"면서 "너무 벅차오르는 감정이었다. (바로 앞 선수가 실수를 해) 나도 저렇게 하면 어떡하지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신경쓰지 말라고 해서 잘 됐다"고 덧붙였다.

여서정이 도쿄에서 '여서정' 기술을 펼치는 동안 아버지 여홍철 교수는 마이크를 잡고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도쿄 입성 후 자신감을 잃은 여서정을 다시 일어서게 한 것도 아버지의 조언이었다.

여서정은 "도쿄에 와서 매일 자신이 없었다. 아빠가 장문으로 '지금껏 잘 해왔으니 자신있게 하라'고 해줬다"고 설명했다.

사실 아버지의 이름이 여서정에게는 부담이었다. 하지만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올림픽 최초 부녀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제 목표는 아버지를 넘어서는 것이다.

여서정은 "솔직히 아빠로 인해 부담감도 많았고, 보는 시선들도 많았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면서 "아빠가 먼저 체조를 해서 내가 아빠의 그늘에 가려진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여홍철 딸이 아닌 여서정 아버지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 같다. 열심히 해서 나중에 아빠를 이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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