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잠수함 투수 고영표. 연합뉴스"정말 잘 던졌다"
한국 야구의 간판 '잠수함 투수' 고영표가 팀 패배에도 상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예선 최종전에서 미국에 2대4로 졌다.
한국은 1회초 김현수의 내야땅볼 타점으로 선제점을 뽑았다. 잠수함 투수로서 미국전 선발 중책을 맡은 고영표는 3회까지 안타 1개만을 허용하며 완벽에 가까운 호투를 펼쳤다.
문제는 적응력이었다.
미국 타자들은 타순이 한바퀴 돈 뒤부터 고영표의 투구 자세에 적응한 기색이 역력했다. 미국의 4번타자 트리스톤 카사스는 4회말 스코어를 2대1로 뒤집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그리고 고영표는 5회말 닉 앨런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2사 후에 내준 홈런이라 아쉬움이 더욱 컸다.
결국 고영표는 4⅔이닝 4피안타 6탈삼진 4실점의 성적으로 국가대표 데뷔전을 마무리 했다.
고영표는 장타주의보가 내려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전반적으로 땅볼을 많이 유도했고 고비 때마다 미국 타자의 방망이를 헛돌리며 삼진도 많이 잡았지만 대포 2방을 허용한 게 결정적이었다.
고영표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늘 컨디션은 괜찮았다"며 "결정적일 때 홈런을 허용한 게 아쉬웠다. 미국 타자들이 두 번째 타석에서 내 공에 잘 대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고영표의 호투는 마이크 소시아 미국 감독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소시아 감독은 "고영표는 정말 훌륭했다. 우리는 그에게서 안타를 몇 개 뽑아냈지만 그 중에서도 역전을 이끈 카사스의 한방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이어 "고영표가 정말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타순이 돌기 전까지는 우리 타자들이 타격 타이밍을 잡지 못하게 흔들었다. 그 흐름을 깨고 리드를 잡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김경문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도 "고영표는 너무 잘 던졌다. 단지 두 개의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된 부분이 아쉬운 것이지 고영표는 마운드에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