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덕. 연합뉴스"꿈을 이뤄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혼성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우렁차게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은 없었다. 욕심 없이 출전한 양궁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덜미를 잡혔다.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았고, 또 한편으로는 "속이 뻥 뚫렸다"는 당찬 10대 궁사 김제덕(17, 경북일고)이다.
김제덕은 27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플로리안 운루(독일)에 세트 스코어 3대7로 패했다.
올림픽 양궁 최초, 또 한국 하계 올림픽 최초 3관왕에 오를 기회가 날아갔다.
김제덕은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 개인전에서 탈락하면 처음 하는 말이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하는데 이제 그것을 알게 됐다"면서 "기회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지만, 남아있는 기회를 한 번이라도 붙잡겠다.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인전은 혼성전, 단체전과 달리 화살을 쏘는 간격이 짧다. 그만큼 바람이라는 변수를 잘 통제해야 한다. 형들이 없는 개인전. 김제덕은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김제덕은 "바람이 약간 헷갈렸다. 단체전 때는 바람이 일정하게 불었는데 이번에는 좌우로 불었다. 버벅거리다가 경기가 끝났다"면서 "스케줄 상 빨리 자르고, 다시 읽고 해야 하는데 약간 부담도 느끼고, 긴장도 했다. 그래도 끝나고 나니 속이 뻥 뚫렸다"고 설명했다.
도쿄에 올 때부터 목표는 형들과 함께 하는 단체전 금메달이었다. 하지만 막상 지고나니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김제덕은 "첫 번째 목표다 단체전이었다. 형들과 같이 금메달을 하나라도 따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이루고나니 욕심은 나지 않았다"면서 "개인전은 자신있게, 지더라도 팡팡 쏘고 싶었다. 그런데 지니까 막상 아쉬웠다. 성장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도 정상이 아니라 파이팅을 외치지 않고 차분하게 하려 했다. 그걸 안 하니까 긴장감이 달랐다"면서 "단체전은 누군가를 믿고 따라가는데 개인전은 혼자만의 시합이다.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