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앞 광장에 임시선별검사소가 지난 2월 철거 후 5개월여 만에 다시 설치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된 사람들에서 재감염 시 중증으로의 발전을 막아주는 '기억 T세포'가 10개월 동안 잘 유지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져, 코로나 면역반응 유지와 차세대 백신 개발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 안산병원 최원석 교수, 충북대병원 정혜원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코로나19 회복자들에서 기억 T세포가 10개월 동안 잘 유지되며, 특히 줄기세포 유사 기억세포가 효율적으로 잘 발생함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중증 코로나19에 대해 방어를 하는 기억 T세포가 장기간 유지된다는 것을 밝힌 연구 결과다.
기억 T세포는 코로나19 감염 자체를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중증 코로나19로의 진행을 막는 것으로 알려진 중요한 면역세포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에 한 번 걸렸다 회복되면 이에 대항하는 방어면역이 형성되는데 이러한 방어면역의 양대 축이 기억 T세포이고 다른 하나는 중화항체다.
두 개 가운데 중화항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 기억 T세포는 상당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밝혀져 향후 코로나 대응은 물론이고 차세대 백신개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3개 대학 공동연구팀은 한국인 코로나19 회복자들을 대상으로 10개월 동안 최첨단 면역학 연구기법을 활용 추적 연구를 수행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기억 T세포가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되는지 규명했다.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급성기에 가장 높았던 T세포 면역반응은 회복기에 진입하면서 점차 감소하기는 하였지만 10개월까지 꾸준히 유지되었다"고 밝혔다. 과기부 제공 공동연구팀은 코로나에서 회복 환자들은 애초에 감염됐던 코로나19의 경증,중증 여부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회복자들에게서 기억 T세포가 잘 나타남을 확인했다. 또한, 10개월이 지난 후에도 다시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을 만나면 기억 T세포는 증식을 활발히 하며 한 번에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다기능성을 발휘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특히, 코로나19 회복자들에서 줄기세포 유사 기억 T세포가 잘 발생함을 규명해 세계 면역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줄기세포 유사 기억 T세포는 장기간에 걸쳐 기억 T세포들의 숫자를 유지해주는 재생기능을 가진 세포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회복자들의 장기 방어면역을 확인함과 동시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상용화된 코로나19 백신들의 효능 평가와 추후 백신 개발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인 T세포 방어면역 장기 지속성에 대한 지표를 제시한 점에 관해 연구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정재형 KAIST 박사과정 연구원과 나민석 박사후 연구원(現 연세의대 임상강사)은 "코로나19로부터 회복 후 최대 10개월까지도 기억 T세포 면역반응이 유지됨을 확인했다ˮ며 "이러한 방어면역 지속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 줄기세포 유사 기억 T세포의 특성 및 기능 규명을 통해 재감염의 이해 및 코로나19 백신에 의한 기억 T세포 평가의 중요 지표를 마련했다ˮ고 설명했다.
KAIST 신의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회복자의 기억 T세포 기능 및 특성을 세계에서 최장기간 연구한 결과로서 시간에 따른 방어면역 분석을 통해 향후 최적화된 차세대 백신 개발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연구ˮ라고 말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KAIST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공동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지 6월 30일 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