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요양병원 개설과 요양급여 부정수급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5)씨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번 1심 판결은 윤 전 총장이 최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뒤 가족에 대한 첫 검증이어서 정치권에서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성균 부장판사)는 2일 오전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불법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수십억 원대 요양급여를 부정수급 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 모씨가 2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윤 전 검찰총장 장모 최 모씨는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 법정 구속됐다. 이한형 기자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에게 공범 책임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투자금 회수 목적도 어느 정도 있어 보인다"면서도 "요양병원 개설·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른 요양급여 부정 수급 사건에서는 편취금이 대부분 환수됐지만, 이 사건에서는 그러지 않았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을 악화시켜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준 점 등 책임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2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선고공판이 끝난 뒤 손경식 변호사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한형 기자
최씨의 변호인은 판결 직후 취재진에게 "75세 노인이 무슨 도주나 증거의 우려가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재판부의 판단을 기본적으로는 존중하지만, 공소제기 과정에서 나타난 수사기록의 부당함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검찰의 왜곡, 편향된 의견을 받아들여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음에도 동업자 3명과 공모해 2012년 11월 의료재단을 설립하고, 이듬해 2월 경기 파주시 소재 요양병원의 개설과 운영에 관여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또 해당 요양병원을 이용해 2013년 5월부터 2015년 5월까지 22억 9천만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부정하게 가로챈 혐의도 받았다.
불법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수십억 원대 요양급여를 부정수급 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2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앞서 파주경찰서는 2015년 6월 수사에 착수해 동업자 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최씨는 입건되지 않았다. 최씨가 2014년 5월에 이사장직을 물러나면서 병원 운영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책임면제각서'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재판에 넘겨진 동업자 중 1명은 징역 4년을, 나머지 2명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이 각각 확정됐다.
검찰은 지난 5월 31일 최 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최씨가 병원 운영에 관여한 것이 명백하고, 다른 공범들의 범행 실행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았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최씨는 최후 변론에서 "어리둥절한데 병원을 개설할 때 돈을 꿔준 것뿐"이라며 "돈 받을 심정으로 병원에 관심을 뒀을 뿐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