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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인수에 신중했던 신동빈, 신의 한 수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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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품은 신세계에 마음 급해진 신동빈…보름 앞당겨 오늘 사장단 회의 진행
지지부진 롯데온 키울 방안은? 식품·명품 전문화로 플랫폼 '차별화' 전략 펼 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제공

 

NOCUTBIZ
지난해 1월 롯데 사장단 회의.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입에서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그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며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자"고 강조했다.

그가 내놓은 '메시지'의 밑바탕에는 빠르게 바뀌는 유통 혁신과 트렌드 앞에서 거대한 유통 공룡인 롯데가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거라는 '불안감'이 깔려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코로나19로 유통시장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전통의 강호 롯데는 이커머스에서 '하위권'에 머물러야 했다.

3조를 쏟아부은 롯데온의 실적은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기준 롯데온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5%에 그쳤다.

신 회장이 주문했던 '게임 체인저' 역할도 과감한 베팅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성공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게 내어줘야 했다.

시장 점유율 4%로 롯데온 뒤에 머물렀던 신세계 SSG닷컴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시장점유율이 16%로 올라가 네이버와 근소한 차이로 2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마트·이베이코리아 제공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신세계-쿠팡 3강 체제로 재편된 이커머스 시장에서 신동빈 회장이 어떻게 롯데온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가 이커머스 전쟁의 승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여전한 '신'중 모드…이베이 인수 위해 마련한 실탄 어디에 쓸까

온-오프라인을 합쳐 거래액 50조 기업으로 우뚝 선 신세계가 롯데와 격차를 벌리며 앞서가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는 반격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보름 가량 일정을 앞당겨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신 회장은 롯데온을 성장시킬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월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신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 특히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DT(Digital Transformation) 및 R&D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고, 브랜드 강화를 통해 차별적인 기업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온 캐릭터. 롯데쇼핑 제공

 

롯데는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롯데온을 다른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 18일 이베이코리아 인수 실패 후 사내 인트라넷에서 "식품과 명품, 패션뷰티 등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는 '복합 쇼핑 플랫폼'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마련한 '실탄' 사용처도 주요하게 논의될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총 3조 4천억 원 가량의 자금을 보유한 상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가격을 보수적으로 산정해 신중하게 접근했던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실패의 플랜B를 검토중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11번가와 롯데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투자설명회에서 "하반기에 롯데‧홈플러스와 여러 협력 방안을 열어놓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롯데는 투자와 혁신에서 강력한 실행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실행력을 주문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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