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학폭)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이상 25)의 다음 시즌 코트 복귀가 무산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였던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의 선수 등록이 무산됐다. 사실상 다음 시즌도 국내 프로배구 무대에서 뛸 수 없을 공산이 크다.
흥국생명 구단은 30일 박춘원 구단주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이재영, 이다영이 현재 선수로서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다음 시즌에 대해 미등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프로배구 '등록 선수 공시' 마감일이다.
박 구단주는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학교 폭력과 관련하여 배구를 사랑하시는 팬들께 실망을 끼친 데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로 입장문을 시작했다. 이어 "학교 폭력은 사회에서 근절돼야 할 잘못된 관행으로 구단 선수가 학교 폭력에 연루되어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구단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둘은 지난 시즌 중 학교 폭력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흥국생명은 지난 2월 둘에 대해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이 지난 22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선수 인권 센터 발족을 제안하면서 쌍둥이 자매를 2021-2022시즌 선수로 등록하겠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여기에 이다영이 그리스 리그로 진출한다는 소식까지 알려져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이에 배구 팬들은 아직 학교 폭력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트 복귀는 이르다며 반발했다. 특히 이재영, 이다영 측이 피해자에 대해 고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공분을 샀다.
흥국생명은 "구단은 학교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깊이 인식하고 두 선수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 피해자들과의 원만한 화해를 기대하였으나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에 논란을 키운 쌍둥이 자매의 선수 등록이 무산된 가운데 구속력 있는 기관의 조사 결과를 팬들은 기다리고 있다.
일단 이재영, 이다영은 KOVO 규약에 따라 흥국생명 소속이 아닌 자유 신분 선수가 됐다. 다음 시즌 3라운드까지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지만 학폭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라 영입 제의가 나올 가능성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