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초선·광주 서구을)의 지역 사무소에서 직원 간 상습적인 성폭행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민주당 등에 따르면 양 의원 지역사무소 회계책임자 A씨는 같은 곳에서 일하던 여직원 B씨를 수개월 동안 상습적으로 성추행,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14일 양 의원으로부터 성범죄 의혹을 처음 보고 받고 이틀 뒤인 16일 광주광역시당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광주시당은 이후 A씨를 직무배제하고 지역 사무실을 폐쇄하는 한편 B씨를 격리해 중앙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에 상담받게 도왔다.
이소영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보도된 의혹에 대한 확인 및 조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그 모든 것에 앞서 큰 고통을 겪었을 피해자분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입시·취업 비리, 부동산 투기, 성추행 연루에 무관용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며 "사법절차와 당 차원 조사를 신속하게 병행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하고 철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집권여당에서 권력형 성폭력 의혹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꼬집고 있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쯤 되면 과연 기본적인 성인지 감수성, 최소한의 자정능력이 존재하는지조차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당사자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난 14일 당에 신고한 후 열흘 가까이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결 의지가 있는지, 행여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A씨가 양 의원의 사촌 동생이었다고 주장하며 "제대로 된 항변조차 하지 못했을 피해자의 고통과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