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영화계 고사 위기…국가 재원 마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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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포스트코로나 영화산업 정상화 토론회–재원 편' 열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이후 관객·매출 모두 통계 이래 최저치
영화 '기생충' 오스카 수상으로 켜진 청신호, 코로나19 탓에 '적신호'로
영화계, 개봉 연기 등 피해 막심…실질적인 대책 마련 거듭 촉구
정부출연금 확보 등 재원 다각화 필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CGV에서 '포스트코로나 영화산업정상화 토론회-재원 편: 우리들의 모든 순간에 영화가 있었다 2'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영화 산업 위기와 대책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영화 산업 역시 "붕괴 직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 그러나 예술과 산업이라는 양면성을 가진 영화 산업 특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지원은 요원하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영화 산업에 대한 인식 재고를 통해 중장기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실과 함께한 토론회 '포스트코로나 영화산업정상화 토론회-재원 편: 우리들의 모든 순간에 영화가 있었다 2'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CGV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영화계 안팎의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이한 영화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을 통해 정부의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코로나19 이후 관객·매출 모두 통계 이래 '최저치'…지원 정책 강화 필요

실제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영화계는 통계 이래 관객도, 매출도 모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총 5952만명으로 전년 대비 73.7% 감소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전체 관객 수로는 최저치다.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어들며 매출액도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73.3% 감소한 5104억원으로, 이 중 한국 영화 매출액은 2019년보다 63.9% 감소한 35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 4개 부문을 휩쓸며 한국 영화 산업의 세계 시장 진출에 대한 청신호가 켜졌던지라, 코로나19 이후 상황은 영화계를 더욱더 침울하게 만들고 있다.

발제에 나선 박찬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장은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은 글로벌 문화계에서 예술성을 지속적으로 인정받아온 한국 영화가 상업적인 가능성에서도 주목을 받았다는 점을 증명한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한국 영화는 예술적 성취에 대한 세계적 인정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수출 산업으로서의 가치는 저평가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영화 산업 피해 상황을 언급하며 "영화관은 상대적으로 중견기업 이상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지원 사각지대에 놓였으며, 수익 구조면에서는 제작사도 많은 타격을 받았다. 영화 산업에서 주요 수입원인 극장 상영을 통한 수익 모델이 붕괴하면서 프로젝트 중단 내지 위축 등이 발생, 가치사슬 전체로 타격이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박 센터장은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의 코로나19 영화 산업 지원 사례를 들며 국내 역시 영화 산업에 대한 공적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고로 보조한 긴급지원 예산만 무려 2140억원에 달하며, 영국 역시 약 7886억원을 영화산업부양재원 예산으로 배정했다. 반면 한국은 영화발전기금을 통해 170억원을 긴급 지원 편성했는데, 영화계 내에서는 산업 규모나 피해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센터장은 "영화 산업은 콘텐츠 산업의 주요 기간산업으로서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크므로 관련 정책 지원 체계를 콘텐츠 선도국 위상에 맞게 강화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 월별 관객 수 및 매출액 추이.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 영화계, 실질적인 대책 마련 거듭 촉구…정부출연금 확보 등 재원 다각화 필요

영화계 내에서도 보다 장기적인 대책과 예산 확보는 물론이고 영화발전기금이 영화 산업을 위해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범죄도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등 30편이 넘는 영화를 제작한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로 극장에 관객이 찾지 않고 이로 인해 기대작들의 개봉이 연기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 한국 영화 투자금 대부분이 창고에 묶여 있는 상황"이라며 "한마디로 코로나19는 한국 영화산업의 붕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는 '유체이탈자' '보스턴 1947' '대외비' '압구정리포트' '범죄도시 2' 등 5편의 영화를 개봉해야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후반작업 기간이 늘어나며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의 비용 상승 피해를 입고 있다.

장 대표는 "우리가 바라는 건 한국 영화산업의 무한한 가치에 대한 말뿐인 지지와 응원이 아닌 실질적인 대규모 지원"이라며 "영화산업의 존폐 위기가 목전에 와 있는 지금, 국회와 정부가 과감한 재정 투입과 지원을 통해 반드시 한국 영화산업은 지킨다는 의지를 보여주신다면, 우리는 문화산업의 정점에서 한국 영화를 더욱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영재 ㈜인디플러그 대표 역시 영화의 산업적·문화예술적 가치를 포함한 거시적인 방향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고 대표는 중소제작자들의 현실과 코로나19 이후 다국적 거대 온라인 플랫폼이 시장을 점령한 상황에서 극장이 어떻게 생존전략을 짜야 하는지, 문화예술적 가치를 내재하고 있는 독립영화는 어떤 중장기 전략을 짜야 하는지, 그에 따라 얼마만큼의 재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고로 지원하던 것마저 영화발전기금으로 집행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정말로 한국 영화가 중요한 콘텐츠, 중요한 산업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극장 생태계가 회복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영화발전기금이 가치 있는 좋은 영화를 만들고 관람할 수 있는 환경에 쓰이고 있는지, 다시 되돌아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과 관련해 이원희 한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재원 다각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안정적인 경상경비의 확보와 중장기 관점의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라도 정부출연금 확보는 물론 국가 보조금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잠깐의 국가 지원이 아니라 중장기 관점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재원을 재조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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