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했던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기억"…김동식 대장 '영결식'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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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 운구…구조대장실 거쳐 영결식장으로
유족들 "왜 벌써 가냐" 오열
이재명 지사 "신의 역할 한 김동식 소방령, 영면하길"

광주소방서 故 김동식 119구조대장 빈소에 영정사진이 놓여있다. 정성욱 기자

 

"어떡해 아들아…우리 아들아"

21일 오전 6시. 경기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광주소방서 소속 김동식(52) 119 구조대장의 빈소는 유족들의 흐느낌만이 낮게 흘렀다.

발인제가 다가오자 고인의 노모는 결국 북받치는 서러움을 참지 못했다. "어떡하냐"며 울음이 터졌고, 유족들은 굳은 표정으로 노모를 부축했다.

발인제가 시작되자 유족들도 하나 둘 "왜 벌써 가느냐, 아직 못 보낸다"며 터져 나오는 울음에 빈소는 순간 울음바다가 됐다.

김 대장과 26년 지기 동료인 광주소방서 조우형 119구급대장은 "김 대장은 사고 현장에서 먼저 자신이 들어간 뒤 동료들보고 뒤따라 오라고 하는 대장이었다"며 "그런 사람을 왜 지금 보내야 하는지 모르겠고, 너무 황망한 마음뿐"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쉬는 날에는 산도 같이 다니고 자전거도 타려고 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고 힘이 든다"며 "후배들의 귀한 목숨을 살려주고 갔으니, 분명 남아있는 후배들이 소방활동을 잘 하길 바랄 것이고, 우리도 그 마음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21일 오전 경기 광주소방서 故 김동식 119구조대장의 발인에서 유족들과 동료들이 김 대장을 기리고 있다. 정성욱 기자

 

오전 7시 30분이 되자 김 대장을 영결식장으로 옮기는 출상이 시작됐다. 김 대장의 광주소방서 동료 13명은 직접 운구를 맡았다.

이들은 위패와 영정사진, 소방 정복을 들고 천천히 발걸음을 맞췄다.

김 대장이 장례차에 실리자 유족들은 참아왔던 눈물을 다시 쏟아냈다. 유족들은 "이렇게 보낼 순 없다"며 절규했다.

21일 오전 경기 광주소방서 故 김동식 119구조대장과 유족들이 영결식 전 광주소방서를 찾았다. 이준석 기자

 

장례차와 유족들은 노제를 위해 광주소방서로 향했다. 유족들은 김 대장이 근무했던 구조대장실을 방문해 그의 흔적을 살폈다.

광주소방서 소속 소방대원들은 경례로 동료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 영면하길"…영결식 통해 마지막 인사

이어 운구 행렬은 영결식이 거행되는 광주시민체육관에 도착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엄태준 이천시장, 신동헌 경기 광주시장,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 등과 김 대장의 동료 90여명이 참석했다.

장의위원장인 이재명 지사는 영결사에서 "사람의 생명을 주고 되돌려 가는 것은 신이 하는 일"이라며 "김 대장을 비롯한 소방관은 위기의 현장에서 쓰려져 가는 생명을 구하는 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신의 세계로 가버린 김 대장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소방관의 영원한 동료이자 본보기인 김 대장이 가족과 동료, 도민, 국민의 진심 어린 염원 속에서 영면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광주소방서 소방관들이 영결식에서 김동식 대장의 영정 사진을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 정성욱 기자

 

김 대장의 동료 광주소방서 함재철 소방위는 "대장 홀로 남은 그곳에서 벌겋게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화마를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우리가 초라했다"며 "누구보다 대장을 사랑하고 의지하고 있는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멋진 남편, 다정한 아빠, 훌륭했던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기억하겠다"며 "부디 좋은 곳에서 무거운 짐 내려놓고 좋은 기억, 아름다운 마음 품고 새로운 세상에서 영면하길 우리 모두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영결식 후 고인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김 대장은 지난 17일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현장에 출동해 연소 확대 저지와 인명 수색을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실종돼 48시간 만인 19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1994년 4월 고양소방서에서 소방관 생활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광주소방서 구조대장으로 근무했다. 27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으로 소방서장 소방행정유공상과 재해예방유공 경기도지사 표창장 등 각종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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