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백신접종 가속도에 떨칠 수 없는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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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 미신과 다를 바 없는 가짜뉴스가 방역 방해
일부 정치세력과 언론이 주범
방역 고비 뚫고 드디어 백신접종 1300만 명 돌파
백신 불신 강했던 노장년층이 접종 솔선수범
오접종이 마지막 고비, 정부 신뢰만이 해답

코로나19 백신 접종. 연합뉴스

 

페스트가 휩쓴 중세시대에 "시궁창에 살면 페스트에 걸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판을 쳤다. 그 주장의 비과학성은 따질 필요가 없다. 페스트가 끝난 다음에야 미신(迷信)이었음이 받아들여졌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도 미신이 판을 친다. 팬데믹인 코로나19와 관련한 미신은 국가를 가리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 일부 나라에서는 '5G 인터넷이 코로나를 전파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고춧대와 마늘을 끓여 먹으면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 돌아 시골에서 한때 고춧대 파동이 일기도 했다.

팬데믹(Pandemic) 보다 무서운 인포데믹(Information+Epidemic)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신 생산자를 폭로하는 미신 파괴자팀(Myth Busters)을 운영할 정도다.

이런 미신을 퍼뜨리는 출처는 대체로 정치세력이 지목된다. 중세시대 페스트가 그랬고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누군가 미신을 퍼뜨린다는 얘기다. 미신은 현대로 치면 가짜뉴스다.

15일 한국의 코로나 백신접종이 1300만 명을 돌파했다. 상반기 1300만 명 접종 목표를 보름이나 앞당겼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이틀 연속 300명대에 머물렀다. 11월 전 국민 집단면역이 현실화되고 있다.

백신접종 주의사항을 살펴보는 시민. 연합뉴스

 

높은 백신접종 예약률에 노쇼도 거의 없어 백신접종은 갈수록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처럼 갑자기 높아진 백신접종율이 놀랍고 반갑지만 왜 이렇게 발동이 늦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정부가 초기 백신확보전에서 방심하고 실기한 탓도 있다. 그러나, 이후 정부가 백신확보 일정을 발표해도 믿지 못하는 세력이 많았다. 특히, 일부 백신에 대해 위험성을 과대 포장해 백신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조장했다. 이 때문에 노장년층의 백신 거부감이 강했다. 공포의 실체는 한국인의 체질과 의료체계를 왜곡한 미신과 같은 것이었다.

지금 백신접종 가속도에 핵심 공신은 노장년층이다. 어르신들이 앞장서 백신을 맞으면서 어서 내 순서가 돌아오기를 고대하고 노쇼를 찾아 나선 국민들이 많다. 그렇다고 백신해방을 선언할 수는 없다. 미신을 퍼뜨리는 세력들이 빈틈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빈틈은 다름 아닌 백신 오접종이다. 정부가 14일까지 밝힌 오접종 사례는 105건이다. 대구의 한 군부대에서는 물백신 소동도 있었다. 오접종은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숫자의 과다가 문제가 아니다. 오접종 사례가 늘어날 경우 백신을 둘러싼 미신과 가짜뉴스가 또다시 고개를 들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시민들. 연합뉴스

 

지난해 초 코로나 발생 당시 마스크 부족 사태 때 온갖 낭설이 돌았다. 백신 확보가 늦어질 때는 음모론이 판을 쳤고 막상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고 난 이후에는 안전성을 둘러싼 가짜뉴스가 발목을 잡았다.

백신 오접종 문제는 백신과의 전쟁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접종이 13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에도 씁쓸함을 지울 수 없는 이유는 일부 정치세력과 언론이 언제든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는 오접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접종 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방역에 대한 완벽한 신뢰만이 온갖 미신과 가짜뉴스를 차단할 바리케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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