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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화장실이..." 전기없는 밤목마을 이 남자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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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고사하고 여름에 선풍기도 못 틀어
조명을 못 써서 야밤에 넘어지기도...
왜 사냐? 우리 마을 없어지면 안 되잖아요
도로 개설하면 전기 들어올 수도 있을텐데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국승구 (밤목마을 주민)

여러분, 전기도 수도도 없는 오지 중에 오지인 산간 마을들이 있습니다. 수도가 없는 마을은 전북 정읍시 산외면의 여우치마을이고 전기가 없는 마을은 전북 완주시 동상면 밤목마을인데요. 여우치마을에는 얼마 전에 수도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밤목마을에는 여전히 전기가 없습니다. 엄청나게 첩첩산중이라 그렇다는데요. 언뜻 생각하면 왜 그리 불편한 곳에 계속 사실까 싶은데 다 이유가 있겠죠. 또 전기 없이 사는 노하우도 있을 거예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 마을 주민 중에 한 분을 만나보겠습니다. 전기 없는 마을, 밤목마을에 사는 국승구 씨 연결을 해보죠. 국 선생님 안녕하세요.

◆ 국승구> 네, 안녕하세요. 저 국승구입니다.

◇ 김현정> 아니, 우주선 타고 화성도 가는 시대에 전기가 안 들어오는 곳이 있다고 해서 저는 깜짝 놀랐어요.

◆ 국승구> 네.

◇ 김현정> 완주에 어디쯤에 있는 마을입니까?

◆ 국승구> 완주군 동상면이 원래 전국 7대 오지 중에 한 군데여서 2010년도까지는 면사무소 공무원에게 오지수당을 주던 그런 오지 면이었어요.

◇ 김현정> 세상에 오지수당이라는 것을 공무원들한테 줄 정도로요?

◆ 국승구> 그 동산면에서도 가장 오지마을인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나올 거예요. 장군봉이라고 그게 금남정맥 지장산인데 그 산자락 밑의 마을이에요.

(사진 = 소방청 제공)

 


◇ 김현정> 여러분 머릿속에 그냥 첩첩산중 떠올리시면 거기가 밤목마을인 거예요?

◆ 국승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몇 가구나 사세요?

◆ 국승구> 원래 80년대까지 7가구가 살았어요. 그런데 다들 떠나고 세 집만 안 허물어지고 집이 남아서 계속 누군가는 계속 살아왔어요.

◇ 김현정> 7가구가 살다가 이제는 다 떠나고 3가구 남으셨어요.

◆ 국승구> 네.

◇ 김현정> 그렇군요. 아니, 그러면 전기가 안 들어오면 저하고 전화는 어떻게 하시는 거예요?

◆ 국승구> 2009년도에 남동발전 에너지 봉사단체에서 한 가구당 1.2KW 태양광 전지를 불만 쓰는 용도로 해줬어요.

◇ 김현정> 태양광 모듈을 3가구에 이렇게 설치를 해 줬군요.

◆ 국승구> 네, 그게 천만다행이었어요. 그분들이 아마 등산을 해서 봤는가 봐요.

◇ 김현정> 태양광 발전을 해서 사실 쓸 수 있는 전력 양이라면 굉장히 한정적이잖아요.

◆ 국승구> 그렇죠. 적어요. 전기 생산량이.

◇ 김현정> 저랑 지금 전화 통화하고 나시면 이거 전기 꽤 많이 쓰시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 국승구> 휴대폰은 동시에 3개 쓰면 잘못하면 나가요, 비오는 날은. 불이 나가버려요. 그러니까 휴대폰 충전까지는 가능해요. 선풍기도 못 틀고, 없고.

◇ 김현정> 아이고.

◆ 국승구> 그 정도예요.

◇ 김현정> TV며 라디오며 이런 거는 아껴 아껴서 보시는 거예요? 듣고 보시는 거예요?

◆ 국승구> TV는 볼 수가 없어요. 전기가. 원래 태양광 1.2KW는 불 쓰는 용도로까지만 공급을 할 수 있게 그렇게 설치를 해줬어요.

◇ 김현정> 그럼 하루에 얼마나 쓰실 수 있어요?

◆ 국승구> 그러니까 이제 낮에는 필요가 없잖아요. 불이요. 저녁에 한 여름 기준으로는 7시 반에서 한 10시. 일찍 자요, 대부분. 10시경에 자버려요.

◇ 김현정> 10시면 그냥 자버린다. 별의 별일이 많을 것 같은데, 살다 보면. 기억나는 에피소드. 전기가 없는 마을에서만 벌어질 수 있는 일.

◆ 국승구> 저녁에 볼일이 소변은 솔직히 그냥 저녁에 집 마당에다가 볼일을 보고 큰 것 볼 때는 그렇게 할 수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국승구> 그래서 화장실 가다가 자빠지기도 하고 그냥 참말로 아무래도 불이 없으니까 무서워서 하여튼 그냥 어거지로라도 큰 것 볼일 안 가려고 낮에 해결을 어거지로라도 해요.

◇ 김현정> 웃으면 안 되는데 우리 선생님은 또 웃으면서 말씀하시니까 저도 같이 웃게 되네요. 나름대로 자연에 사는 노하우가 다 있으신 거예요.

◆ 국승구> 낮에 최대한 그것도 습관화가 되면 그게 가능해져요. 시간 조절이.

(사진 = 소방청 제공)

 


◇ 김현정> 그러면 어디 도시에서는 자손들이나 일가친척들이 오면 어떻게 해요? 불편해서.

◆ 국승구> 그게 이제 오면 낮에 왔다가 얼굴만 보고 그냥 가요.

◇ 김현정> 또 후딱 가야 돼요?

◆ 국승구> 네. 왜 그러냐면 저녁에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고, 또 요즘은 매일 샤워를 하잖아요. 도시에 살면.

◇ 김현정> 그렇죠.

◆ 국승구> 샤워를 할 수가 없어요. 따뜻한 물이 안 나오니까. 온수가 안 나오니까. 그러니까 여름에는 찬물로 샤워를 냇가, 우리 시골말, 전라도 말로 또랑이라고 하는데 또랑에 가서 자연 또랑 흐르는 냇가 물로 쭉쭉 찌끌어서 샤워를 하는데 겨울은 온수가 없기 때문에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불편하고 하여튼 자녀들은 그냥 낮에 왔다가 당일치기로 가요.

◇ 김현정> 그 얘기 쭉 들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거기에서 계속 사시는가. 뭐가, 밤목마을이 뭐가 좋아서 이 오지 중에 오지에 계속 사시는가, 궁금해져요, 선생님.

◆ 국승구> 노루도 수구초심이라고 노루도 죽을 때는 고향에 머리를 향하고 죽는다고.

◇ 김현정> 수구초심.

◆ 국승구> 더 애착심이 가는 게 뭐냐 하면, 전기도 안 들어가지. 우리 마을이 내 고향이 없어지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고향을 지키자, 그래서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 애착심이 있어요. 그래서 이제 퇴직하고 고향 가서살자 해서 자연인처럼 살고 있죠. 그냥 고향이 좋아서.

◇ 김현정> 고향이 좋아서. 그런데 뭐 이렇게 낙천적으로 잘 살고 계시긴 하지만 사실은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조금 전기가 들어왔으면 좋겠는데요.

◆ 국승구> 이 방법이 있어요. (완주)군 행정에서 좀만. 완주군청에서 신경을 써주면 신경을 써주면. 다른 지역으로 2009년도에 도로개설을 하려고 하다가 안 됐어요.

◇ 김현정> 다른 마을로 도로 개설해서 돌아서 전기가 오는 방법이 있군요.

◆ 국승구> 그렇죠. 그것이 군청에서 의지만 있다면 한 2~3억 가지면 다른 데로 도로 개설도 할 수 있어요.

◇ 김현정> 얼른 전기가 들어와서 이제 화장실도 마음껏 가시고 큰 볼 일도 낮에 후딱 보지 않아도 되기를. 그리고 자손들도 편하게 좀 와서 자고 가고 씻고 가고 이럴 수 있기를 저도 바라겠습니다.

 


◆ 국승구> 네. 그런 날이 오기를 기도하겠습니다.

◇ 김현정> 워낙 낙천적인 분이세요. 그래서 이렇게 또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고향을 지켜 오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선생님, 힘내시고요.

◆ 국승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네, 고맙습니다. 우리나라 유일의 전기 없는 마을입니다. 정말 오지 중에 오지, 밤목마을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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