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이 2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의혹에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수사를 진행하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646건 2796명을 내·수사해 투기비리 공직자, 기획부동산 업자 등 20명을 구속했다.
특수본은 2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혔다.
특수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내‧수사 대상은 내부정보 이용, 불법 농지 취득, 기획부동산 등 646건 2796명이다. 이중 20명이 구속됐으며 651억 원 상당의 투기수익은 몰수‧추징보전 됐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고발 사건 수사뿐 아니라, 적극적인 첩보수집, 3기 신도시 등 전국 개발지역 토지거래 7만여 건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땅 중심 수사'를 병행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수사의 계기가 된 LH의 경우 직원 77명, 친인척·지인 74명 등 151명을 적발해 현재까지 4명을 구속하고, 126명에 대하여 계속 수사 중이다.
특수본은 수사 과정에서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 담당 직원이 친인척‧지인 등을 동원해 범행을 주도한 사실을 확인해 관련자들을 구속하는 한편,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박종민 기자
투기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주요 공직자는 △국회의원 13명 △지자체장 14명 △고위공직자 8명 △지방의회의원 55명 △국가공무원 85명 △지방공무원 176명 △기타 공공기관 47명 등 총 399명이다.
이중 내부정보를 이용한 공직자 9명을 구속하고, 287명은 계속 수사 중이다.
김 청장은 "국회의원의 부동산 관련 뇌물수수, 차명거래 혐의, LH·SH공사 직원들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며 "속도감 있게 수사를 진행해 제기된 의혹을 모두 밝혀내겠다"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기획부동산 범죄에 대해선 '농지투기'를 조장하는 불법 농업법인 107개, 개발 호재가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편취한 기획부동산 업체 64개를 특정했다. 이중 농업법인 및 기획부동산 업체 대표 4명을 구속하고, 199명에 대하여 수사 중이다.
김 청장은 "앞으로도 경찰은 사명감을 가지고 수사를 진행해 국민들께서 공감하실 수 있는 수사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며 "투기비리, 기획부동산에 대해서는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몰수·추징 보전하는 등 부동산 투기 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LH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지난 3월 총 1560명 규모의 특수본을 편성했다. 특수본에는 금융위, 국세청, 금감원, 부동산원 등 관계기관 등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