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MZ세대 노리는 보이스피싱…당할 수밖에?

지난 2020년 1월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420만 원의 피해를 입은 취업준비생 김모씨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또한 TV 한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배우 지망생 조모씨도 보이스피싱으로 200만 원 피해를 입었고 결국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가게를 영위하기 힘들었던 자영업자 임모씨는 '대출금을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는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속아 현금 1200만원을 건넨 후 사기임을 깨닫고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1차로 보이스피싱 일당 93명을 검거한 데 이어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전화 속 실제 목소리의 주인공을 추적 끝에 지난달 14일 붙잡았습니다. 검거된 일당들은 지난 2015년 8월부터 5년간 약 100억 원을 피해자들에게서 가로챘습니다.
◇"피싱을 왜 당하나요?"라고 말하는 사람들, 실제로 전화받으면? 당한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왜 사기를 당하는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 피싱 전화를 받았을때 속아넘어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사회적 경험이 적은 20~30대의 MZ세대는 검찰, 금융감독원(금감원), 은행 등 기관 사칭에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심리학과 교수는 "(보이스피싱 일당이)수사기관을 거론하며 고압적으로 말하면 권위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 (피해자가)속을 수 있다"며 "구속하겠다는 말을 들으면 순간적으로 합리적 판단이 결여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경찰관계자는 피싱일당이 미리 수집한 피해자의 대출이력, 개인정보 등 개인별 맞춤정보를 기반으로 접근하고 실제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 주로 듣는 말투와 용어를 사용해 불안감을 줘 이에 속아 넘어가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전산팀, 텔레마케터팀, 시나리오팀, 통장모집팀 등 역할을 분담해 전문적인 범죄단체를 조직한 후 IT기술을 활용해 범행수법이 해를 거듭할수록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당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15일 배포한 '2020년 중 보이스피싱 현황 분석'에 따르면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액과 피해건수가 각각 2353억 원, 2만 5859건으로 전년대비 4367억 원, 4만 5539건 감소했습니다.
그동안 지속적인 보이스피싱 예방 노력을 진행한 데다, 코로나19로 사기조직의 활동이 제한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가장 극성을 부리는 보이스피싱 방식은 악성 앱 등을 설치하게 해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범인들의 범행 수단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대출신청서 작성 유도와 함께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url 주소를 보내고 악성앱 설치 유도, 명의도용 여부 등의 확인 목적으로 플레이 스토어에서 원격조정앱을 내려받게 한 뒤 범인들이 직접 피해자 핸드폰에 악성앱을 설치합니다.
"엄마, 나 딸" 등 자녀를 사칭해 돈 요구나 출처가 불분명한 앱 설치 요구 등 가족·지인등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9.1% 증가했습니다. 특히 50대 및 60대가 전체 메신저피싱 피해의 85.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20대 사회초년생은 지난해 9월 초, 3일동안 검찰 및 금감원 합동 수사 관련 보이스피싱 사기와 대출 사기를 당해 약 1억 5천여만 원을 잃었습니다.
피싱 일당은 스마트폰에 원격접속 프로그램을 통한 해킹으로 피해자가 112(경찰)와 1301(검찰청), 1302(금감원)에 전화를 걸어도 피싱 일당에게 전화가 걸리도록 만들어 피해자를 철저하게 고립시키기도 했습니다.
대출빙자형 사기는 40~50대 남성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해금액은 성별로 남성이 950억원으로 여성(601억원)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40-50대가 1008억원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당했습니다. 반면 사칭형 사기는 50~60대 여성이 가장 취약했습니다. 여성(502억원)이 남성(276억원)보다 많았습니다.
피해금 이체 채널별 비중은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통한 이체가 2016년 42.1%에서 2020년 75.2%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창구·ATM을 통한 이체는 2016년 35.5%에서 2020년 13.5%로 지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막기 힘든 보이스피싱, 올바른 예방이 최선
근래 보이스피싱 조직은 수사가 어려운 해외에 본거지를 두고 대포폰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피싱 범죄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라도 보이스피싱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5계명'을 숙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사기를 예방하는 방법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지연이체서비스나 입금계좌지정 서비스를 사전에 등록하면 좋습니다. T전화나 후후 등과 같은 스팸 차단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전화 수신시 광고·사기 여부를 미리 짐작할 수 있어 보이스피싱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만약 보이스피싱에 속아 돈을 송금했다면 가장 먼저 112나 은행 콜센터에 지급정지 신청으로 사기범의 계좌(사기이용계좌)를 동결해야 합니다. 지급정지 신청은 빠르면 빠를수록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신고시 필요한 정보는 돈을 이체한 계좌 정보, 피해 금액, 입금 시간 등입니다.
지급정지를 신청한 후 자금은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통신사기피해 환급법'에 따라 환급을 요청해 받을 수 있습니다. 방법은 경찰서에서 피해신고확인서를 발급받아 은행에 확인서와 신분증 사본, 피해구제 신청서를 3일 이내에 제출하면 됩니다.
3일이 넘어도 2주간의 추가 기한이 있습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지급정지 등 피해구제 신청 효력은 말소됩니다.
피해금액 환급은 보통 3개월 정도 걸립니다. 채권소멸절차(사기이용계좌에 있는 예금 잔액에 대한 계좌 명의인의 권리를 소멸시키는 절차)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금융감독원 공고 기간(2개월)과 이후 피해액을 돌려받는데 소요되는 기간(14일 이내) 등이 포함됩니다.
최근 늘고 있는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은 환급 대상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지급정지된 계좌 잔액에 따라 피해액을 전부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환급률은 48.5%이며 전년(28.5%) 대비 20%포인트 급증했으나 여전히 절반을 넘지 못했습니다.
현재 징역 10년 이하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내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김민철 의원이 대표발의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관련 개정안'에 따르면 형벌을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강화하고, 벌금도 부당 취득한 가액의 최소 2배 이상을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입법 절차는 지지부진한 실정입니다.
최근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을 간접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 17일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전화 음성 파일 17건을 추가로 공개하는 등 '보이스피싱 지킴이' 사이트를 개편했습니다.
공개된 사기범들의 음성에는 연변말투의 어눌한 남성 목소리가 아닌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를 이용해 피해자의 불안감 및 의심을 해소하거나, 낮은 톤의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로 서울 표준어를 사용하고, 전문 용어를 섞어 심리적 압박을 가하 것이 특징입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경우 지체없이 금감원(☏1332)․경찰청(☏112) 및 해당 금융회사 등에 신고하여 지급정지를 신청하고, 보이스피싱에 관한 문의나 상담이 필요한 경우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1332) 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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