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는 '마이웨이'…與, 노선 갈등속 쇄신은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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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에 대체로 공감…"공수처부터 보완"
김용민 등 강경파는 요지부동…지도부도 민생 우선주의
'법사위 양보론'까지 불거지며 내홍 조짐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전초전 격인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정권 재창출을 위한 쇄신 방향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상당수 의원들은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에 공감대를 모으고 있지만, 당내 강경파는 여전히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앞바퀴엔 민생, 뒷바퀴엔 개혁?…강경파는 '마이웨이'

개혁과 민생의 선후관계 공방 속 원내 지도부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요약되는 검찰개혁 시즌 2에 대해 취임 초부터 속도 조절 필요성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달 19일 취임 일성으로 "자동차 앞바퀴에 민생을 걸고 뒷바퀴에 개혁을 걸고 사륜 구동차가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듯 전진해 나가겠다"며 '민생 우선주의'를 내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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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속도조절론을 둘러싼 쇄신파와 강경파의 이견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강경파의 얼굴인 김용민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 특위가 다시 신속하게 활동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사실상 속도조절론에 반기를 들었다.

그 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언론개혁 대신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 말은 민생과 개혁을 나누어 국민과 개혁 집권 세력을 이간시키고, 개혁진영 내에 분란을 키워 종국적으로는 개혁의 힘을 빼려는 반간계(反間計)에 불과하다"며 김 최고위원을 거들었다.

또 12일 열린 송영길 대표와 재선 의원 비공개 간담회에서 친문 진성준 의원은 "입법과제는 야당이 끝내 협조하지 않으면 강행처리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해 쓴소리가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궐 선거 직전 검찰개혁특별위원회에서 '검수완박'을 꺼내든 것이 참패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면서 당내 속도조절론이 점점 힘을 얻자 강경파가 반발하는 모양새다.

◇쇄신파 "개혁과 민생 분리…검찰개혁은 중장기 과제"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4차 회의가 열린 지난 1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참석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반면 쇄신파는 민주당의 검찰에 대한 이중적 잣대부터 잘못됐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위기 타개책으로 박영선 캠프 측에서 특검 카드를 꺼내들면서 선거 직전까지 강조했던 '검찰 힘빼기'가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재선의원은 "강경파도 주장만 하는 것일 뿐 당장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검찰개혁 과제는 없다"며 "강경파가 주장한대로 된 게 있느냐"고 지적했다.

또 김병욱 의원은 송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우리가 검찰개혁을 안 한 게 아니다. 공수처도 만들었고 검경수사권 조정도 했다. 스스로를 비하해서는 안 된다"며 속도 조절론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특위 일각에서 나왔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등 개혁이 강경 일변도로 흐르면서 민심의 외면으로 이어졌고, 이에 당청도 지지층을 외면하지 않는 선에서 검찰개혁의 동력을 이어가는 '관리'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개혁은 중장기적 과제로 갖고 가자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제기능을 다 하도록 법 체계를 보완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수처 논란이 벌어진 상황에서 중수청을 또 만들면 이도 저도 안 된다"며 "어제 의총에서도 개혁 과제와 민생 과제를 분리해서 보자는 의견이 얼추 취합됐다. 검찰개혁을 계속 하되 일에 우선순위를 두자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송영길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조만간 검개특위의 활동 경과를 보고받고 향후 아젠다 설정에 대한 논의에 집중할 예정이다.

◇野, '법사위 장물론'에 與에서도 재배분 주장 나왔지만...

지난 2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윤창원 기자
쇄신과 반성의 목소리는 민주당이 '입법 독주'라는 멍에를 쓰면서까지 사수했던 법제사법위원회를 놓고도 분출됐다.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10일 의원총회에서 "법사위를 포함한 상임위를 재배분 하자"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원 구성에서 여야는 법사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는 민주당이, 국토위를 포함한 노른자 상임위 7개는 국민의힘이 가져가기로 가합의했지만,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의 반대로 합의는 수포로 돌아갔다.

상임위를 독차지한 민주당은 쟁점 법안마다 여의치 않으면 단독 처리를 해 왔고 국민의힘은 '입법 독주'라고 반발해 왔다.


다만 법사위를 양보해 국민의힘이 덧씌운 독주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협치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의견은 여전히 소수 의견이다.

또 원내지도부 역시 원내대표 선거 때부터 법사위 사수 의지를 드러냈고, 일련의 회동에서 여야 모두 큰 입장 변화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윤호중(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신임 법사위원장에 박광온 의원을 내정한 직후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건 장물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이라며 "장물을 돌려주는 것은 권리가 아닌 의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명분도, 뒷받침할 법적 근거도 김 원내대표가 제시하지 못했고 관례라는 말만 반복하신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11일 당 일각에서 나온 법사위 재배분 요구에 "한, 두 분이 말씀하셨다고 그게 우리 당의 전체 의견은 아니지 않느냐"고 재배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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