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여성'과 '영화' 잇는 지속가능성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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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영화 OTT 퍼플레이 조일지 대표 <하>
퍼플레이가 꿈꾸는 여성 영화의 길

여성 영화 OTT 퍼플레이 조일지 대표. 퍼플레이 제공

 

퍼플레이는 '여성 영화'라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특징인 여성 영화 OTT다. 퍼플레이의 90%는 '여성 영화' '성평등 영화' 등 다른 플랫폼에서 서비스하지 않거나 메인으로 다루지 않는 독점 콘텐츠다.

독립·단편 영화 대 장편영화의 비중은 9 대 1. 아직 장편 여성 영화 제작이 많지 않을뿐더러, 성공한 장편 여성 영화는 대부분 거대 OTT에서 서비스한다. 이 사이에 퍼플레이의 역할이 숨어 있다.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난 퍼플레이 조일지 대표는 영화계 곳곳에서 활약 중인 여성 감독과 미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영화를 찾아내 관객들에게 알리고 더 나아가 성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퍼플레이에서 운영 중인 여성 영화 웹매거진 <퍼줌>. 화면캡처

 

◇ '여성 영화'란 무엇인가

- 어떤 영화를 '여성 영화' '여성 서사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퍼플레이가 말하는 여성 영화는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젠더 이분법에 도전하고 성평등한 가치를 담은 영화입니다. 이런 다양한 여성 영화를 지속해서 선보인 후에는 성평등 영화와 다양성 영화로 확장하고, 여러 언어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현재 여성 감독이 만든 작품이 우선이지만 여성 감독 작품만 서비스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성 감독이 만들었어도 성인지 감수성이나 성평등적 시각이 부족할 수도 있고 남성 감독이라도 성평등 영화일 수 있는데요. 그런 부분들을 고려합니다. 현재 서비스 작중 90% 이상은 여성 감독 작품입니다.


- 사실 여성 영화를 만든 감독들의 이야기, 그들이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는데 <퍼줌>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데요. <퍼줌>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퍼줌>은 퍼플레이에서 운영 중인 여성 영화 웹매거진입니다. 인터뷰를 비롯해 영화 제작기, 리뷰, 평론 등 여성 영화, 감독, 배우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싣고 있지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여성 영화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영화를 만들고 또 그 영화를 보는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한데 모을 수 있는 곳을 생각했고, 그 결과로 퍼줌이 탄생했습니다. 퍼플레이 서비스작을 보다 깊고 자세하게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도 반영되었고요.


퍼플레이 제공

 

◇ 여성 감독과 여성 영화의 약진 속 퍼플레이의 역할

- 최근 영화계나 영화제에서 여성 감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영화계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요? 그리고 퍼플레이가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지 듣고 싶습니다.

최근 여성 중심의 서사, 여배우가 주인공인 영화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매우 기쁘고 반갑습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성상이 다양하게 표현되고 그것을 보고 관객들은 또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까요.

퍼플레이는 침체한 문화예술계, 그 속에서도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많은 여성 창작자와 배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돈 벌 수 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그러려면 관객분들도 퍼플레이에 들어오셔서 좋은 여성 영화를 많이 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하루빨리 코로나19가 물러갔으면 합니다. 코로나가 물러나야 더 많은 영화가 제작되고 퍼플레이도 더 많은, 더 좋은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죠.


- 최근 넷플릭스나 왓챠, 웨이브 등 많은 OTT를 보면 기존 이용자들이 보고 싶어 할 콘텐츠를 만드는 것 역시 OTT의 필수 조건처럼 되고 있는데요. 혹시 퍼플레이도 자체 콘텐츠 제작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계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당연히 퍼플레이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자본력의 문제로 지금 당장 실현하기는 힘든 점이 많죠. 대신 기존 영화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바로 퍼플레이 오리지널인 '#그려서_만든_세상: 여성 애니메이션 감독 컬렉션'입니다.

자신만의 언어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애니메이션 감독들에 주목해 기획했는데요. 감독의 주요 필모그래피를 이어서 감상할 수 있으며, 작품을 감상한 후에는 퍼플레이가 묻고 감독이 답하는 인터뷰 영상이 제공됩니다. 현재 김소윤 감독, 우진 감독 두 편이 제작됐으며, 많은 관객이 애니메이션 감독의 작품세계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퍼플레이 제공

 

◇ 퍼플레이가 가고자 하는 길

- 지금도 퍼플레이는 여성 영화 공급 외에도 다양한 캠페인과 사업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떤 사업들을 진행 중인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으로서 향후 확대해 나가고자 계획하고 있는 사업 혹은 캠페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퍼플레이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한 성평등한 문화 확산'이라는 기업 미션 아래 온라인 매거진 '퍼줌', 뉴스레터 '퍼플레터'도 매주 발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여성 영화와 관객들을 연결하는 데 적극 힘쓰고 있는데요.

지난 3월에는 영진위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인 인디그라운드와 여성 영화 랜선 특별전 '난 퍼플레-인디'를 열었습니다. 인디그라운드의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작품 중 여성 감독이 제작하거나 여성의 서사를 다룬 28개 작품을 선정해 퍼플레이 플랫폼을 통해 유료 상영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열리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4월 29일~5월 8일)와도 '한국 여성 감독 릴레이 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먼저 5월 21일까지 현재 퍼플레이 서비스작 가운데 역대 전주국제영화제에 상영된 여성 영화 17편을 엄선한 '전주가 퍼플레이' 상영전을 진행합니다.

이어 5월 21일까지는 윤가은 감독의 '손님(2011)', 이경미 감독의 '잘 돼가?무엇이든(2004)' 등 한국 유명 여성 감독의 첫 작품과 초기 작품 15편을 선보이는 '인디펜던트 우먼: 당신의 처음' 특별전을 엽니다.

또 5월에 열리는 제9회 디아스포라영화제의 온라인상영이 퍼플레이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올 하반기까지 다양한 영화제들이 퍼플레이를 통해 진행될 예정인 만큼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기존에 저희가 진행했던 영화를 활용한 성평등 콘텐츠 제작, 성인지 감수성 디자인물 제작, 영화모임 사업 등도 지속해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 퍼플레이의 최종 목적지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퍼플레이를 통해 서비스하기로 선택한 많은 여성 감독의 생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싶어요. 관객들도 여성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통해서 조금 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사회적 기업이고 스타트업이다 보니 자본이 부족하고 그와 관련한 고민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글로벌기업들의 막대한 자본력, 기술력, 인력에 비하면 저희는 그저 작은 OTT 서비스 기업,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꿈을 가진 기업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진정성과 사회적 가치 실현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런 자부심을 바탕으로 사회적인 문제도 해결하면서 수익도 창출하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러분들이 퍼플레이를 많이 찾아주시면 이 목표는 보다 빨리 이룰 수 있을 것 같네요. 여성 영화에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이경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이영애가 주연을 맡은 단편영화 '아랫집'을 퍼플레이에서 감상한 수익금을 십대여성인권센터에 전달했고, 그 금액은 십대 여성의 사이버 성착취 피해지원과 성인권 향상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많은 분이 관심을 기울이고 참여해주셨습니다.

저희로서는 여성 영화를 통해 연대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체감하고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앞으로 이런 식의 다양한 활동, 사업들을 지속해서 발굴해 나갈 예정입니다.


<부록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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