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에 최고위원으로 출마하는 김용민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2022년 대통령 선거를 관리할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로 인해 더욱 매서워진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질타와 내로남불에 대한 비판을 극복하면서, 동시에 대선 후보와도 호흡을 맞춰야 하는 신임 지도부. CBS노컷뉴스는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들을 직접 찾아 당 쇄신 방향성과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책을 들어봤다.[편집자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김용민 의원은 4·7 재보궐선거의 패인으로 "개혁 과제를 깔끔하게 끝낸 게 없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민주당 초선 모임 '처럼회'의 일원인 김 의원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을 주도하며 강성 당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최근 불거진 강성 당원들의 문자폭탄 논란 등에 대해서도 "당원 탓을 하는 건 가장 바보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에 최고위원으로 출마하는 김용민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4.7 재보궐 선거 참패 요인은?
=개혁에 무능했다. 무능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패인이다. 깔끔하게 끝낸 개혁 과제가 없다. 한 것도 많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경우엔 이것저것 깎이고 바뀌면서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법이 됐다.
-검찰개혁도 미완성이라고 보는가.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이 설치되면 완성인가.=수사청 설치 유무가 핵심은 아니다.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는 게 핵심이다.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하지 말아야 한다.
-검찰개혁 등을 밀어붙이면서 민심과 당심이 괴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열성 당원한테 끌려다니다 보면 다음 선거에서도 중도층을 놓친다는 우려도 나온다.=선거 전략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선후가 조금 바뀌었다는 생각이다. 우리 지지층을 완전 결집시키지 못한 채로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없다. 중도층만 바라보고 가는 건 올바르지 않아. 다만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게 원활하지 않았다.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분들이 두드러졌고, 그러다 보니 당이 다른 것들은 다 무시하고 (검찰개혁 등) 한두가지에만 치중한 것처럼 잘못 보여졌다.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도그마에 갇혀 있는 것 같다.
='검수완박'은 잘못된 표현이다. 검찰 본연의 모습을 되돌리려고 하는, 권력기관 구조를 개혁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에 최고위원으로 출마하는 김용민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열성당원들의 문자폭탄 등으로 4·7 재보궐 선거 이후 잠깐 나왔던 쇄신 목소리가 오히려 잦아들은 것 같기도 하다.=그건 아닌 거 같다. 당원 탓하는 건 가장 바보 같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신념이라 생각하면 눈치 볼 것 없이 얘기해야 한다.
-의원님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지적도 있다.=제가 (강성) 이미지를 벗겠다고 벗어질지 모르지만(웃음). 전 제 방식대로 하는 건데검찰개혁을 주로 얘기하다 보니 그것만 두드러져 보인 것 같다. 실제로 저는 금융 전문가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을 오래 했기 때문에 민원인들을 만나서 듣는 것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사람이다.
-민주당의 귀책사유로 인한 재보궐선거에도 후보를 낼 수 있도록 개정한 당헌·당규와 관련한 논란이 있다. 초선모임에서 이를 개정할지 여부를 두고 매듭을 못 짓고 있다.=다시 (공천할 수 없도록) 되돌리는 건 반대한다. 몇몇 사람들이 결정한 게 아닌, 전당원투표를 통해서 결정한 것이다. 선거에서 졌다고 당헌을 다시 바꾼다? 되돌려야 한다면 전당원투표 해야 한다.
-이남자(20대 남성)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탈하고 있는 게 맞나. 이여자(20대 여성)도 15%나 제3당을 찍었는데, 근데 민주당의 해결책은 군가산점 등 남성만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군가산점제 도입 등에 대한 민주당의 방향과 입장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정해진 것이 아니다. 의원들이 개별 의정활동을 하는 상황이다. 근본적으로는 청년들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게 문제다. 입시, 취업, 취업 이후 대우,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느낀다. 지금 20대는 누가 더 좋은 대학, 좋은 직장 가느냐에 따라 평가했을 때 다 비슷하다. 아주 작은 차이로가 결과적으로 큰 차이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기준이 공정해야 하는데 공정한지 모르겠다는 게 문제다. 누군가에게 특혜 주는 것 같다는 것 같아서 분노하는 것이다. 성별을 떠나서 그 세대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적용 기준을 상향하는 게 맞나? 대출 완화에 방점을 찍어야 하나?=종부세 상향보다 대출 완화에 초점을 맞춰 보고 있다. 세금을 올리느냐, 아니냐 관점보다 공급을 많이 늘려서 주택 가격을 안정화 시키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대출 완화는 어느 정도가 적정한가.=구체적인 수치로 말할 건 아닌 것 같다. 90%든 60%든 불만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빚 내서 집 사라'는 대책은 당장 시행해야 될 아주 급한 대책이라고 보긴 어렵다. (입지가) 좋은 곳에 적당한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해서 청년 세대들이 주거 비용을 아껴사고싶은 집을 살 기간을 확보해주는 게 효용성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