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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되지만 맞는다" 백신 접종 놓고 일선 경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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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찰 접종 대상자 8766명 중 절반 예약 마쳐
"접종 후 이상 반응 사례 없다" 반응에 신청자 늘어
"상부 접종 독려, 사실상 반강제" 불만도 나와

경찰과 소방 등 사회 필수인력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진정무 부산경찰청장이 접종을 받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사회 필수인력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틀째에 접어든 가운데, 일선 경찰들이 백신 접종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접종을 마친 동료를 보며 "문제가 없으니 접종하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상부의 백신 접종 독려는 사실상 '강제'라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27일 기준 부산지역 경찰 접종 대상자 수는 8766명이지만, 접종 예약 인원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 인원의 절반가량은 예약을 마쳤으며, 특히 접종 첫날인 26일 이후 예약률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경찰청 소속 A 경정은 "어제(26일)까지만 해도 '백신 맞고 이상 반응이 생기면 어떡하나'는 걱정스러운 분위기가 있었지만, 접종을 마친 동료들에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걸 보면서 접종을 신청하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도 접종이 시작되기 전에는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접종 개시 이후 "맞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부산 한 경찰서 B 경감은 "기다려도 화이자 백신을 줄 것 같지 않고, 어차피 맞아야 할 것 같아서 이번 주 접종을 신청했다"며 "우리 서는 아직은 접종 실적이 저조한 것 같은데, 접종한 직원들이 문제가 없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신청자는 더 늘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C 경감도 "전반적으로 어차피 맞을 거면 빨리 맞자는 분위기"라며 "부작용 걱정보다는, 안 맞았다가 코로나에 걸려 본인 때문에 경찰서가 문을 닫게 되는 걸 더 걱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을 안 맞으려고 해도 특성상 사람을 자주 만나는 게 신경이 많이 쓰이고, 일반 독감백신 부작용 확률과 비슷하다고 해 백신을 맞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부산 서구보건소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확인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

 

백신 접종 대상자 통보를 받은 일선 경찰들은 개인이 직접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백신 예약을 신청하고 있다.

경찰은 이처럼 백신 접종 예약을 자율에 맡겨 예약 현황도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하지만, 현장에서는 상부의 독려가 사실상 접종을 강제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 한 경찰서 D 경장은 "예약이 자율이라지만 사실상 강제성이 있어 대부분 과에서 100%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고, 다른 경찰서도 분위기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간부들이 잇따라 접종 후기를 올리고 있다라며 "독려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상제로 예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선서 과장급 E 경정도 "접종을 개인 선택에 맡긴다고 해 어제까지는 안 맞을 생각이었지만, 오늘 결국 신청했다"며 "서장도 어제 백신을 맞았고, 부하직원들도 맞는다고 하는데 나만 안 맞을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무도 강제로 맞으라고는 안 했지만, 경찰청장이 대표로 백신 맞는 사진이 기사에 대문짝만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간부급 직원이 안 맞겠다고 하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경찰관 백신 접종은 개인이 아니라 시민 다수를 상대로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맞는 것"이라며 "다만 접종은 강제사항이 절대 아니며, 접종하지 않아도 어떠한 불이익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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