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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가 던진 질문, 오스카 감독상 후보들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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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시상자로 나서
후보 오른 5명의 감독에게 '감독이란 무엇인가' 질문 던져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시상자로 나선 봉준호 감독. 화면캡처

 

지난해 영화 '기생충'으로 전 세계를 휩쓴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감독상 후보들에게 던졌다. '감독'이란 무엇이냐고 말이다. 이에 감독들은 각자 철학을 담아 봉 감독의 물음에 답했다.

지난 26일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시상자로 나선 봉준호 감독은 한국어로 후보 소개에 나섰다.

지난해 아카데미에서 감독상과 작품상 등 4개 부문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며 세계 영화사를 다시 쓴 바 있는 봉 감독은 시상자에 자리에 서서 쉽사리 답할 수 없는 질문 하나를 오스카 감독상 후보에 오른 다섯 명의 감독에게 던졌다.

다음은 봉준호 감독의 질문과 이에 대한 '어나더 라운드'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 '미나리' 정이삭 감독,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감독, '프라미싱 영 우먼' 에머럴드 페넬 감독, '맹크'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답변이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시상자로 나선 봉준호 감독. 화면캡처

 

◇ 봉준호 감독의 질문…"'감독'이란 무엇인가"

"'디렉팅'이란 무엇인가?

'감독'이라는 직업을 도대체 무엇을 하는 직업인가?

저 자신도 감독이지만 사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되게 난감합니다. 이게 정색하면서 이야기하기도 쑥스럽고, 오그라들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질문 자체가 사실 짧고 명쾌하게 대답하기에는 쉽지가 않은 질문입니다.

제가 인터뷰 중에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전 슬쩍 얼버무리거나, 회피하거나 또는 도망칠 것 같은데요.

오늘은 제가 이 질문을 후보에 오른 다섯 명의 감독님에게 했습니다.

'만일 길에서 어린아이를 붙잡고 감독이란 무엇인지 20초 안에 짧게 설명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대답할지 말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화면캡처

 

◇ '어나더 라운드'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

"저 아래 시커먼 물이 출렁이는 절벽 위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는지, 전혀 알 수가 없죠.

하지만 동료 아티스트들과 함께 다 같이 뛰어내린다면 어떤 뜨거운 연대감이 치솟아 오릅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화면캡처

 

◇ '미나리' 정이삭 감독

"영화는 삶에 대한 응답이어야 합니다.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진정 사람들에게 가닿을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 스토리텔러는 늘 우리의 실제 삶에 뿌리를 내려야만 합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화면캡처

 

◇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감독

"감독이란 결국 이것저것 웬만큼은 할 줄 알지만, 결국 뭔가 하나를 마스터를 한 것은 없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러다 일이 꼬여가기 시작할 때, '버든 오브 드림'(감독 레스 블랑크) 같은 영화를 보면서 '아, 이런 경우에 베르너 헤어조크 같은 감독은 어떻게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그런 존재입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화면캡처

 

◇ '프라미싱 영 우먼' 에머럴드 페넬 감독

"잔혹, 모든 무시무시한 것들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마음껏 펼쳐 보이는 일입니다.

'너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고 엄마가 물어봤을 때 8살 꼬마 에머럴드는 대뜸 이렇게 답했습니다.

'전 살인사건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화면캡처

 

◇ '맹크' 데이비드 핀처 감독

"어떤 하나의 신(scene)을 찍을 때, 그걸 찍는 수백 가지의 방법이 있지만 결국에 가서는 딱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맞는 방법과 틀린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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