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본부장이 26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남북회담본부 회담장 출입기자단 앞에서 남북 영상회의 시연을 하고 있다. 이번 영상회의 시연은 남북회담본부와 북한과 통신이 연결된 판문점 평화의집 회의장(영상화면 왼쪽)을 영상으로 연결했다. 연합뉴스
"여기는 남북회담본부 영상회의실입니다. 판문점 나와 주세요"(남북회담본부)"네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입니다. 이곳은 2018년 4.27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곳입니다. 모니터를 통해 남북회담본부의 영상이 잘 보이고 음성도 깨끗하게 잘 들립니다"(판문점 평화의 집)통일부는 26일 코로나19 방역 속에서도 비대면 남북회담을 할 수 있도록 구축된 '남북영상회의실'을 공개하고 시연행사를 가졌다.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회담장 3층 대회의실에 만들어진 남북영상회의실에는 FULL HD급 카메라 6개, 98인치 대형 LCD 모니터 4개, 영상회의 전용 코텍(CODEC, 복합 변조기), 통합제어 프로그램 등이 설치됐다.
대형 모니터의 화면배치는 기계 조작에 따라 남북 양측 발언자가 모두 나오는 화면, 대표 발언자 한명과 회의장 전체가 나오는 화면, 대표 발언자와 참고해야할 문서가 함께 나오는 화면 등 3가지 형태의 화면 연결이 연출됐다.
통일부는 남북 간에 연결된 전용 광케이블 통신망과 호환성 있는 코덱(복합 변조기)을 사용하면 남북영상회의실을 가동할 수 있기 때문에 남북이 합의하면 당장 내일이라도 회담을 열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김창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본부장이 26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남북회담본부 회담장 출입기자단 앞에서 남북 영상회의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부 당국자는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한도 코로나19 속에 영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관련 경험과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코덱의 호환성만 확보하면 남북 간 영상 연결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통일부가 상정한 남북 영상회담 프로토콜은 구축, 관리, 운영의 3단계 안으로 구성됐다.
남북 간 영상회담 장비는 남북 각자가 구축하고, 코텍은 상호 호환성 있는 장비로 사용하며, 회담 개최 4일 전부터 양측 시스템을 점검한 뒤 당일 회담 2시간 전 시스템을 개통하며, 회담 운영은 기본적으로 대면 회담과 동일하나 영접을 생략한다는 방안이다.
남북 영상회의실 구축에는 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이날 시연행사는 북측 대신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과 남북회담본부 영상 회의실을 연결해 영상회의 연결 시스템을 가동했다.
통일부의 영상회의실 구축은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비대면 회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신년사에서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통일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남북 당국 간 대면 회담이 가능한 '안심 대면회담' 운영방안을 공개했다. 통일부는 방역 수준에 따라 회담 절차와 방역 조치, 대표단 인원수를 세분화해 크게 △ 완전 비접촉 회담 △ 접촉 최소화 회담 △ 방역 안심존 회담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