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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교수 강의는 멈췄지만 '토종 인삼'이 힘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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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공사 가드 이재도가 24일 현대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김민구의 수비를 따돌리고 레이업슛을 넣고 있다. 울산=KBL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이 열린 24일 울산 동천체육관. 경기 전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상대 외국인 에이스 제러드 설린저(29·204cm)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유 감독은 1차전에서 맹활약한 설린저에 대해 "반칙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너무 잘 한다는 것이다. 설린저는 22일 1차전에서 40분을 풀 타임으로 뛰며 양 팀 최다 40점 13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무려 21점을 쏟아부었다. 인삼공사의 4쿼터 전체 득점이 23점이었다. 설린저는 3점슛 5방 등 떨어지면 쏘고 막히면 골밑을 공략하는 영리한 플레이를 펼쳤다. 만수(萬手)로 불리는 유 감독조차 두 손 든 활약이었다.

이에 유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1차전과 다른 설린저 수비 해법을 내놨다. 유 감독은 "원래 외곽에서는 국내 선수가, 골밑에서는 숀 롱이 막기로 했다"면서 "그런데 1차전 직전 롱이 혼자 막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너무 많이 실점했다"고 패인을 짚었다. 이어 "그래서 오늘은 이전처럼 국내 선수와 롱이 외곽과 골밑에서 각각 설린저를 막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도 설린저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김 감독은 "설린저가 40분을 풀 타임으로 뛰었는데 5분이라도 쉬게 해주려 해도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 어쩔 수가 없다"고 일단 손사래를 쳤다. 이어 "체력이 없어서 마지막에 정리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문제가 있다면 빼겠지만 머리가 너무 좋다"면서 "해줄 때 해주고 안 할 때는 안 하는 등 다 정리가 되는데 지금껏 외인 중에 제일 머리가 좋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상대 집중 수비에 따른 국내 선수들의 분발도 기대했다. 김 감독은 "1차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외곽 수비에 치중해 안에서 찬스가 많이 났다"면서 "반대로 안을 잡으려면 외곽에서 찬스가 날 것이기에 국내 선수 득점만 나온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삼공사 설린저가 24일 현대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롱의 수비를 넘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울산=KBL

 

유 감독의 바람 대로 '설 교수'의 명강의는 멈췄다. 그러나 김 감독의 바람 대로 인삼공사 국내 선수들이 힘을 냈다.

1쿼터는 인삼공사의 페이스였다. 설린저가 3점슛 1개 포함해 9점을 넣으며 1차전의 기세를 이었고, 상대 수비가 집중된 사이 오세근이 무려 11점을 넣으며 25 대 19 리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2쿼터 현대모비스도 반격했다. 설린저를 장재석과 버논 맥클린 등이 2점으로 묶으면서 수비에 성공했다. 설린저는 2쿼터 3점슛 2개가 모두 빗나갔고, 블록슛을 당하는 등 야투율이 33%에 머물렀다. 장재석은 전반에만 12점을 넣으며 40 대 39 역전을 이끌었다.

인삼공사는 3쿼터 다시 분위기를 잡았다. 설린저가 6점을 넣으며 힘을 냈고, 이재도가 날렵하고 재치 있는 돌파를 앞세워 8점을 집중시켰다. 국내 선수의 득점을 앞세워 58 대 54로 승부를 뒤집었다.

4쿼터에도 마찬가지였다. 설린저의 슛이 쿼터 초반 잇따라 빗나갔지만 강력한 수비에 이은 이재도의 3점포, 문성곤의 투핸드 덩크슛이 터지면서 4분께 67 대 60으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현대모비스도 종료 3분 30초 전 서명진의 3점포로 맹추격했다. 그러나 종료 1분 47초 전 설린저의 버저비터 3점포가 작렬하면서 인삼공사는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종료 1분 6초 전에도 변준형의 도움을 받은 오세근의 미들슛이 적중하면서 72 대 66 리드를 지켰다. 현대모비스는 종료 11.6초 전 이우석이 던진 3점포가 림을 튀긴 뒤 백보드 상단을 맞고 들어가는 행운의 득점으로 72 대 71, 1점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인삼공사가 리드를 지켜 73 대 71로 이기면서 시리즈 2연승을 달렸다. 인삼공사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이날 설린저는 21점(14리바운드)으로 1차전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삼공사는 오세근(17점), 이재도(15점), 전성현(11점), 문성곤(7점) 등 국내 선수들의 활약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정규 시즌 2위 현대모비스는 2연패로 벼랑에 몰렸다. 롱과 서명진이 32점을 합작하고 장재석이 15점을 넣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롱의 종료 직전 3점슛이 에어볼이 되면서 역전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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