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달콤할수록 세금 더 낸다?…'설탕세' 논란

최근 국회에서 '설탕세' 도입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3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당류가 들어간 음료를 제조·가공·수입하는 회사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부터인데요.
담배에만 부과하는 건강부담금을 당류첨가 음료에도 적용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짠 음식에는 소금세 내라고 하겠다', '물가만 오르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 건강을 앞세워 증세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인데요. 한편으로는 당뇨 등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목소리도 있습니다.
설탕이 들어간 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 정말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WHO '설탕세 권고'…해외서는 이미 시행 중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 발의안에 따르면 음료 100ℓ당 당 함유량이 16~20kg면 2만 원, 100ℓ당 당 함유량이 20kg을 초과하면 2만 8천 원 등으로 당 함량이 높을수록 더 많은 부담금을 내야 합니다.
강 의원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섭취량이 하루 총칼로리 섭취량의 10%를 초과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39%, 고혈압 66%, 당뇨병 41% 더 높은 발병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설탕세 도입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설탕의 과다 섭취가 비만, 당뇨, 충치 등의 주요 원인이며 건강한 식품 및 음료의 소비를 목표로 세금과 보조금 등의 재정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이미 노르웨이와 영국, 이탈리아, 헝가리, 프랑스 등의 국가에서는 당뇨병과 비만 등을 예방하기 위해 설탕세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데요.
가장 오래된 설탕세의 역사를 지닌 노르웨이는 1922년부터 초콜릿 및 설탕이 함유된 제품에 대해 고율의 초콜릿 및 설탕제품세를 과세합니다. 지난 2019년에는 설탕세가 설탕 섭취량 감소에 효과가 있었다는 노르웨이 보건당국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2019년 기준 10년 전에 비해 설탕 섭취량이 27% 감소한 24kg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는 2018년 대비 설탕세를 83% 올려 1kg당 한화 4700원의 세금을 부과한 결과였지만, 조세 형평성 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성인 3명 중 1명은 비만…"설탕세로 비만 막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가공식품 섭취를 통한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36.4g으로 하루 총열량의 7.4%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WHO의 당류 섭취 권고기준인 10% 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반면에 유아·청소년의 당류 섭취량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5세 유아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10.1%, 12~18세 청소년은 10.3%로 WHO 권고기준을 넘어섰습니다.
우리 국민의 비만율은 얼마나 높아지고 있을까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성인 비만율은 34.6%로 성인 3명 중에 1명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 42.8%, 여성 25.5%로 조사됐습니다.
2015년 21.8%에 불과했던 아동·청소년 비만율도 2019년 25.8%로 증가했습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비만한 사람은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1.5~2배, 고혈압 2.5~4배, 당뇨병 5~13배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비만과 관련된 동반 질환은 후속 연구에 의해 밝혀지고 있으며, 신체적·정신적·심리적·사회적 건강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류 섭취율 등을 개선하기 위한 하나의 정책 대안으로 설탕세의 도입이 고려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설탕세 과세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 설탕세 도입에 따라 청량음료 제조업체들이 제품의 설탕 함량을 줄이거나 용량을 줄이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설탕세 도입 아직은 시기상조
일각에서는 한국의 비만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지만 설탕세까지 도입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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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가입국 평균 비만율은 19.5%로 성인 5명 가운데 1명은 비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 비만율은 5.3%로 OECD 회원국 중 일본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설탕세 도입이 비만 예방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요.
설탕세의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고, 저소득층 가계에 부담이 되거나 설탕보다 더 해로운 성분의 소비를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덴마크는 201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고열량 식품에 세금을 부과 하는 '비만세' 정책을 시행했지만 1년 만에 폐지했습니다. 물가가 오르자 덴마크 국민들이 국경을 넘어 고열량 식품을 사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11년 탄산음료 한 캔에 설탕세를 부과한 뒤 첫해에는 판매율이 약 3% 감소했지만 오른 가격에 익숙해지면서 판매 억제 효과는 약해졌습니다.
국민들의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만큼, 설탕세 도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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