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KBL 제공
"한 수 잡아주고 시작하려고 송교창을 제외했습니다."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정규리그 우승팀 KCC에 악재가 닥쳤다. 바로 MVP 송교창의 부상이다.
송교창은 1차전을 하루 앞둔 20일 오른쪽 엄지발가락 통증을 호소했다. 같은 연고지를 쓰는 K리그 전북 현대의 도움으로 진단을 받았고 이후 서울로 이동해 다시 검사를 받았지만,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KCC 전창진 감독은 송교창을 1차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전창진 감독은 21일 전자랜드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한 수 잡아주고 시작하려고…"라고 농담을 던졌지만, 송교창 공백은 분명 변수였다.
그럼에도 전창진 감독은 "김상규와 송창용이 잘해줄 거라 믿는다"면서 "이미 전쟁은 시작됐다. 선수 하나 이탈했다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경기는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으로 나가지 않으면 의미 없다"고 자신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송교창 결장을 변수로 지목했다. 유도훈 감독은 "이대헌이 송교창 외 다른 4번 포지션 선수에게 우위를 점해야 한다. 다른 쪽은 비기기만 해도 된다"면서 "송교창 공백이 분명 변수는 된다"고 강조했다.
전창진 감독의 자신감은 이유가 있었다.
KCC는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홈 경기에서 전자랜드를 85대75로 격파했다. 2차전은 23일 KCC 홈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상규와 송창용은 수비로 송교창의 공백을 메웠다. 맨투맨 수비를 펼친 1쿼터에는 번갈아 이대헌을 맡아 4점으로 묶었다. 애런 헤인즈가 투입된 2쿼터. 스리-투 드롭존에서는 김상규와 송창용이 골밑을 책임졌다.
라건아도 조나단 모트리를 제대로 틀어막았다. 전자랜드의 강점인 모트리와 김낙현의 투맨 게임 때 스위치 대신 라건아가 모트리만 쫓았다. 김낙현에게 3점을 주는 대신 모트리는 2쿼터까지 단 3점으로 막았다. 2쿼터까지 스코어는 46대36, KCC의 10점 차 리드였다.
3쿼터 라건아의 득점이 확 줄어들면서 송교창의 공백이 느껴졌지만, KCC는 잘 버텼다. 잠시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전자랜드 팀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차곡차곡 성공하면서 63대59로 리드를 지켰다.
4쿼터 침묵했던 이정현이 살아났다. 잘 들어가지 않는 3점 대신 돌파로 전자랜드 수비를 연거푸 뚫었다. KCC의 4쿼터 초반 8점 중 6점을 직접 해결했고, 라건아의 점퍼도 어시스트했다. 71대65로 앞선 종료 6분3초 전에는 U파울까지 얻어냈다.
이정현의 무대였다. 75대69로 앞선 종료 4분19초 전에는 3점슛도 꽂았다. 번번이 림을 외면했던 3점이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림에 쏙 빨려들어갔다. 이정현은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치며 전자랜드의 추격을 뿌리쳤다.
송교창 대신 투입된 김상규와 송창용은 9점 8리바운드를 합작했다. 송교창의 평균 15.1점 6.1리바운드에는 득점은 모자랐지만, 수비와 리바운드로 KCC 승리에 힘을 보탰다. 라건아는 21점 19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