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왜 군대 안 가?" vs "여성도 고통받아라? 잘못된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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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여성도 지원병과에서 군 복무할 수 있어
임신, 출산 시에는 복무기간 면제해줘야
모병제는 시기상조, 자위대도 병력 부족
 
<이용석 전쟁없는 세상 활동가>
남녀평등복무제, 단발 이슈로 소비될 듯
군 경력으로 위계 나누는 차별 철폐해야
20대男 사회단절 줄이는 방식 개선해야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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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정훈 CBS 기자 (김현정 앵커 휴가)
■ 대담 : 신인균 (찬성,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이용석 (반대,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대선 출마선언을 한 선언을 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낸 책이 뜨거운 논란을 부르고 있습니다. 특히 '모병제를 도입하자, 대신 여자까지 포함해서 남녀 모두 40일~100일의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남녀평등복무제를 도입하자'라는 내용을 놓고 지금 찬반 양론이 거세게 부딪히고 있는데요. 이 새로운 제안에 대한 양측의 이야기,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을 들어볼게요.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 연결합니다. 대표님 나와 계시죠?

◆ 신인균> 네, 안녕하세요.

◇ 김정훈> 네, 안녕하십니까? 대표님께서는 박용진 의원의 의견에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는 입장이시죠.

◆ 신인균> 네, 그렇습니다.

◇ 김정훈> 이번 제안이 어떤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세요?

◆ 신인균> 여성도 군복무를 하자는 그 원칙에 대해서 찬성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인구절벽에 의해서 안보 수에 맞는 병역수급이 제대로 안 되고 있지 않고 있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여성들도 사회참여, 그리고 여러 가지 의무를 같이 나눠서 하자는 제안을 상당히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 김정훈> 일단 병력 자체가 모자라니까 여성까지도 병역의무를 지게 하자는 말씀이시군요.

◆ 신인균> 네, 특히나 군 내에 여성이 더 잘할 수 있는 병과들이 많이 있거든요. 예를 들면 최근에 동해 지역에서 경계를 잘 못해서 뚫리고 했지 않습니까? 그런 CCTV 경계병이라든지 군수지원, 이런 분야에 여성들이 활약할 수 있는 곳이 상당히 많아요. 우리가 병력이 있다 하더라도 실제 창끝에서 전투를 하는 전투부대는 한 50%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까 그 외의 나머지 후속 군수지원이나 교육훈련, 이런 부분에서 여성들이 활약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2017년 제67주년 여군 창설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2017년 제67주년 여군 창설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정훈> 네. 그래도 어쨌든 간에 군이라는 특수성이 있기는 한데 남녀의 체력적 신체적 차이가 있지는 않을까요? '제대로 복무하기 위해서 여성이 잘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을 건데요.

◆ 신인균> 그렇죠. 그래서 이스라엘 같은 경우를 우리가 잘 봐야 되는데 안보 수요가 우리나라처럼 불안한 데가 이스라엘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스라엘은 남자는 32개월 복무를 시키고 여자는 24개월 복무를 해요. 다 의무복무인데요. 그러면서 여성에게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전투병과 복무를 안 시킵니다. 그래서 후속 군수지원이나 이런 부분을 다 하지만 예비군은 다 같이 복무를 하죠.

◇ 김정훈> 이런 측면도 있습니다. '지금 임신이나 출산 등의 측면에서 여성이 감당하고 있는 사회적 역할이 있다. 여기에서 군 복무까지 의무화하는 것은 너무 좀 지나치다' 이런 의견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신인균> 남성들의 반론을 또 들어보면 '출산, 임신은 선택이지만 군복무는 의무다. 그런 점이 좀 다르다'라는 반론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 박용진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예비군을 다 같이 복무하자. 그래서 정예요원을 만들자'라는 주장을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예비군도 한 7년씩 같이 해야 되죠.

그런데 여기서 또 우리가 이스라엘을 또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같은 경우는 공히 예비군을 하는데요. 박용진 의원의 정예예비군제도를 보면 지금 현재 우리 군이 훈련을 받는 예비군처럼 했을 적에는 정예예비군이 되지 못하죠. 2박 3일 동원훈련 해서 반나절 정도 비디오 보고, 내부 교육 하고 그리고 한 이틀 정도 외부 교육하고 훈련해서는 정예가 안 되죠.

이스라엘처럼 1년에 30일 이상 위켄드 솔져(Weekend Soldier)가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예비군이라는 제도 자체가 굉장히 개인에게 부담이 올 수가 있죠. 그런데 여성의 경우에 임신을 하게 되면 남은 예비군 복무를 전부 면제를 해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다 같이 병역복무를 하게 되면 그중에서 여성의 출산, 임신은 굉장히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남은 군복무가 그것이 6년이든 5년이든 다 면제해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 김정훈> 그런 이유들로 대표님은 양성징병제, 그러니까 여성도 군복무를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서 찬성하는 입장이신데요. 그렇지만 '모병제로 전환하고 나서 남녀 모두 40일 내지 100일 정도의 군사훈련을 받도록 하는 박용진 의원의 제안에는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다' 이런 입장이신 것 같아요. 그 이유는 뭘까요.

◆ 신인균> 지금 아직 우리는 분단돼 있는 상황이고 적대적으로 마주보고 있죠. 그런 상황에서 정예 예비군을 만든다고 했는데, 4주 또는 석 달의 훈련을 받고 정예 전투원이 된다? 이거는 있을 수가 없죠. 그래서 훈련을 일정 부분 받고, 그리고 실제적으로 해당하는 어떤 부대에 자대배치를 받아서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적으로 봤을 때 그 지역에서 사계절을 한 번씩은 다 겪어봐야 됩니다.

그리고 예비군에 편성이 되고 그 예비군은 자기가 근무했던 그 지역에 편성이 된다면 그 지역의 지형 정도를 굉장히 숙달해 있을 것이고 또 자기가 소속되어 있던 부대의 작전계획이나 이동하는 진지, 뭐 이런 것들이 충분히 숙달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을 경우에 정예 예비군이 되는 것이지, 단지 총을 쏠 줄 안다고 또는 제식훈련을 할 줄 안다고 정예군이 된다? 이건 뭐 컴퓨터 게임도 아니고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을 드렸던 것 중에서 여성들 같은 경우에 이스라엘은 남성은 32개월, 여성은 24개월 하지 않습니까? 우리도 여성들 같은 경우는 남자는 18개월 하고 여성은 최대 복무 12개월. 그런데 또 현역은 하기는 싫다고 한다면 여성은 선택적으로 사회복무 18개월로 해서 남녀가 똑같이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정훈> 방점은 어떻게 정예예비군을 만들 것이냐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4계절은 보내야 한다. 이런 정도의 훈련은 필요하다는 말씀이군요.

◆ 신인균> 사계절을 지내보고 자기가 실제 복무하게 될 그 지역의 지형 그리고 그 부대의 작전 계획, 이런 것들이 다 숙달이 돼야 됩니다.

◇ 김정훈> 남녀 모두요?

◆ 신인균> 그렇습니다.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충남 논산 훈련소를 퇴소하는 훈련병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5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충남 논산 훈련소를 퇴소하는 훈련병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정훈> 그럼 대표님, 모병제는 어떻게 보세요?

◆ 신인균> 모병제는 아직은 시기상조예요. 왜냐하면 우리 이웃 일본 같은 경우에는 인구가 1억 2600만명인데 자위대 정원이 26만 명이거든요. 그리고 자위대원 초봉이 35만 엔이에요. 우리 돈으로 400만 원 정도 되죠. 그런데 자위대 26만 명을 못 모아서 24만 명 정도밖에 유지를 못해요.

그런데 우리는 5200만 명 아닙니까? 일본의 41% 인구예요. 그런데 한 30만 명을 어떻게 모으겠습니까? 그래서 예를 들어서 지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한 58세까지 정년 보장해준다고 그러면 거기도 훌륭한 직장이니까 많이 몰릴 수 있지만 또 그렇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한 3년 복무하고 월급 한 100만 원, 200만 원 받고 근무하다가 나가라'라고 하면 참 30만 명 모으기 힘들죠, 그래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 김정훈> 그러면 박용진 의원의 주장은 '모병제를 도입하자. 그리고 남녀 모두 한 40일 내지 100일의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방식으로 예비군을 양성하자' 이런 주장인데 대표님 생각대로라면 지금 박용진 의원의 제안대로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을 하시는 거네요?

◆ 신인균> 어렵죠. 그런데 박용진 의원은 진보진영의 정치인이시잖아요. 그래서 진보진영의 정치인이 안보에 신경을 쓰는 부분에 굉장히 저는 고무적이라 생각하고요. 그런데 모병제는 시기상조다. 그리고 우리 안보상황을 봤을 때 또 정예 예비군이라는 걸 만들려고 하면 그렇게 훈련만 받아서는 안 된다. 일정 부분 복무를 해야 된다.

그런데 양성평등 차원에서 남녀 평등 군복무를 하자라고 하는 이 화두를 젊은 정치인, 또는 진보 정치인이 던져서 아주 큰 거부감 없이 우리 사회에 녹아들어서 이것이 하나의 큰 화두가 됐다는 데 대해서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가치있는 일이었다라고 봅니다.

◇ 김정훈> 앞으로 이것을 계기로 해서 더 발전된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시네요.

◆ 신인균> 그렇습니다.

◇ 김정훈>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할게요.

◆ 신인균> 감사합니다.

◇ 김정훈>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신인균 대표였고요. 이어서 조금 다른 입장, 이런 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평화운동단체 '전쟁없는 세상'의 이용석 활동가를 연결합니다. 이용석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용석> 네, 안녕하세요.

◇ 김정훈> 네, 안녕하십니까? 박용진 의원이 제안한 남녀평등복무제. 어떤 부분이 문제라고 보세요?

◆ 이용석> 일단 제가 아직 박용진 의원 책은 읽어보질 못 했는데 뉴스쇼에 나오신 인터뷰나 아니면 언론보도를 종합해서 판단해 보면 좀 너무 병역제도라는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접근한 게 아닌가? 남녀간의 평등도 물론 중요한 가치인데 이 측면만 좀 바라본 게 아닌가 싶고요.

병역제도에 대해서 우리가 바라볼 때 안보적인 측면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산업적인 측면, 특히 병역이라는 게 단순히 총을 들고 군대에 가서 복무하는 것 뿐만 아니라 더 넓게 보면 사회복무나 대체복무까지도 포괄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산업적인 측면이나 국가행정적인 측면을 좀 종합적으로 봐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고요. 사실 그런데 저는 박용진 의원이 이런 제안을 하신 의도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 의도와 별개로 지금 이 시점에서 여성 징병제가 사회 이슈로 등장하는 맥락은 좀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훈련중인 이스라엘 여성 병사. 연합뉴스훈련중인 이스라엘 여성 병사. 연합뉴스
◇ 김정훈> 왜요?

◆ 이용석> 보궐선거가 끝난 뒤에 20대 남성들이 야당을 많이 지지했기 때문에 돌아간 표심을 다시 잡아오겠다는 측면에서 일부 여당 의원들이 여성징병제를 얘기하거나 아니면 헌재에서 위헌이라고 결정이 난 군 가산점제를 얘기하는데 저는 이게 원인도 잘못 찾았고 이렇게 얘기가 된다면 병역제도에 대한 건강한 대안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그냥 한 번 이슈로만 소비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정훈> 논의의 배경 자체가 잘못됐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그 제안의 배경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는 일단 차치하고서라도 '이제는 여성징병제를 논의할 시점이 됐다' 이런 주장만을 놓고 보신다면 어떻게 보실까요.

◆ 이용석> 사실 여성 징병제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얘기가 아니라 2000년대 이후부터 계속 페미니스트 들 중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신 분들이 있고 해서 여성징병제든 모병제 등 제도적인 차원에서 얼마든지 논의하고 토론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물론 저 개인적으로는 모병제가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여성징병제도 좀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이건 그냥 제 의견일 뿐이고 충분히 토론할 수 있고 토론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토론을 진행할 때 이게 그냥 단순히 병역제도의 한 분과로서 모병제냐. 여성징병제냐로만 얘기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더 폭넓게 국가가 국민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안보라는 개념은 무엇이고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최근 들어서 안보 위협이 되게 다변화하고 있잖아요. 예를 들면 코로나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지금 우리 국민들이 제일 위험을 느끼는 게 코로나인데 세계 최강 군대를 가진 미군도 코로나는 못 막잖아요.

코로나뿐만이 아니라 기후위기 아니면 쓰나미, 최근에 포항 지진, 이런 다양한 안보 위협들 속에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혹은 그렇다면 안보의 방향을 설정할 때 우리는 어떤 방향을 설정해야 되는지, 그 안에서 한국군의 적절한 규모와 한국군의 위상과 위치, 역할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함께 논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의 한국군의 규모는 한국전쟁이 끝난 뒤에 한국전쟁 시기에 폭발적으로 군인의 숫자가 늘었다가 그게 거의 비슷하게 유지되어 오고 있는 거잖아요. 한국전쟁이 지난 뒤에 세계 정세도 많이 변하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런 것에 발맞춰서 적절한 군대규모는 얼마 정도이고, 그리고 그때 어떤 형태의 병역제도가 우리에게 적당하고 좋은지, 이런 것에 대한 토론은 사실상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 김정훈> 그 부분을 종합적으로 한번 살펴봐야된다는 말씀이신데요.

◆ 이용석> 모병제냐 징병제냐 혹은 여성징병제냐 이런 걸 논의한다는 건 사실은 음식점으로 비유하자면 안 팔리는 메뉴가 있는데 레시피의 근본적인 것은 손 볼 생각은 안 하고 조미료만 바꾸는 처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여성징병제가 얘기가 되려면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얘기가 되면서 폭넓은 안보개념을 바탕으로 여성 징병제를 얘기해 볼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런 방식에서는 그런 논의가 약간은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 김정훈> 그런데 현실적으로 지금 현재 상황이 20대 남성들이 군복무를 전담을 하다 보니까 군복무를 차별로 인식하고 있는 게 사실이고요. 여기에 대해서 개선책으로 남성과 여성이 부담을 어느 정도는 같이 지는 방법의 하나로 평등복무제가 제안이 된 건데요. 논의는 해볼 수 있는 사안 아닐까요?

◆ 이용석> 사실 군대가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나 민주주의나 경제발전도를 봤을 때 군대가 한국사회에서 굉장히 열악한 환경인 곳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남성들이 어떤 차별로 인식하고 그렇게 느끼는 걸 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 지점에 대해서 정치권이나 한국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걸 좀 더 명확하게 바라보면 차별이라기보다는 좀 강요된 희생이 아닌가? '공동체를 위해서도 너희가 희생을 해야 된다' 이런 강요된 희생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군대가 남성들에게는 어떤 강요된 희생을 요구하고, 혹은 여성이나 장애인 같은 분들에게는 군대 갈 자격을 주지 않음으로서 사회적인 위계를 나누는 방식으로 오히려 차별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라고 생각을 해요. 물론 과거에 비해서는 군대 갔다 온 남성들에게 군 복무 경력이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어떤 특권이나 특혜가 되지는 않습니다. 군 가산점제 같은 게 대표적이었을 텐데 그건 위헌으로 결정이 났기 때문에요.

하지만 사회문화적으로는 아직까지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자면 남성들 사이에서도 현역 복무한 사람들이 사회복무한 사람들을 은근히 무시하고 이러잖아요. 이런 사회문화적인 것이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남자들이 차별 받으니까 여자들도 같이 고통받아야 돼' 이런 접근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20대 남성들에게 부과되는 희생을 줄이고 군대에 대한 부담을 최소로 줄일 수 있는지, 그리고 군대 갈 자격의 유무로 나뉘는 사회문화적인 위계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이런 쪽으로 고민의 방향을 틀어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정훈> 이용석 활동가님, 그런데 이 남녀평등복무제를 두고는 일부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차라리 잘됐다. 이제 우리도 군대 가자' 이런 주장들도 나오는 것 같아요. 여성들의 이런 반응을 어떻게 봐야 될까요?

◆ 이용석> 그런 반응이 나온 맥락을 살펴봐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사회곳곳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많은 차별을 겪어왔고 지금도 그렇기 때문에 그래서 차라리 '그래, 좋다 나도 군대 갈 테니까 군복무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했던 차별을 하지 말자' 이런 의미라고 생각을 해요. 핵심이 군대에 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차별을 없애자가 핵심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할 때도 우리가 기계적으로 '남자가 군대 가니까 여자도 군대 가야 된다' 이런 방식보다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어떻게 줄일지, 그런 뿌리깊은 성차별의 문제를 함께 보면서, 또 국가가 특정 연령대의 남성을 강제로 징집하는 데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또 어떻게 개선할지, 이런 것들을 같이 고려하고 논의해야지 이게 남성과 여성의 갈등이나 대결 구도로 이야기가 된다면 오히려 여성의 차별을 없애거나 여성의 권익을 신장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고요. 20대 남성들이 군대에 가서 겪게 되는 박탈감이라든지 아니면 사회적인 희생, 개인의 삶에 대한 자유의 박탈 이런 것들을 개선하는 데도 큰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정훈> 논의의 초점이 한마디로 잘못돼 있다. 바람직한 논의는 지금 현재 군의 문화같은 것을 시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런 것이네요?

◆ 이용석> 네, 그래서 또 현실적으로는 어떤 남성들이 느끼는 것들, 겪는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군 복무기간을 최소로 단축시키고 임금은 최대를 늘리고 혹은 군 복무하는 데 사회와 단절되는 것을 최소로 줄이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게 훨씬 더 시급하고 현실 가능한 방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김정훈>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할게요.

◆ 이용석> 네, 고맙습니다.

◇ 김정훈> '전쟁없는 세상' 이용석 활동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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