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지난해 32홈런 113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KIA 터커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침체를 보이고 있다. KIA
잘 나가던 '호랑이 군단'의 질주가 안방에서 멈췄다. 선발 투수의 부진도 있었지만 중심 타선의 침묵도 컸다.
KIA는 11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와 홈 경기에서 3 대 7로 졌다.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광주 홈 개막전에서 당한 3연패라 아쉬움이 크다. KIA는 9일 에이스 에런 브룩스를 내고도 6 대 10으로 패한 KIA는 10일에도 2 대 9로 졌다. 마지막 경기에는 2선발 다니엘 멩덴이 5이닝 4실점하며 패전을 안았다.
앞서 주중 3연전에서 KIA는 신바람 3연승을 달렸다. 키움과 고척 스카이돔 원정에서 모두 역전승을 일궈냈다. 두 차례 연장을 치르긴 했으나 짜릿한 뒤집기로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런 기세를 안방에서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중심 타자들의 침체가 아쉬웠다. 프레스턴 터커와 나지완 등 3번과 5번 타자가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터커는 NC와 3연전에서 10타수 1안타 1볼넷에 그쳤다. 나지완은 9일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지만 10일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머문 뒤 11일에는 결장했다.
4번 타자 최형우만이 9, 10일 4안타 3타점으로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1일에는 최형우마저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속절 없이 3연패를 지켜봐야 했다.
올 시즌 7경기 타율 5할3푼8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KIA 김선빈. 그러나 중심 타선의 침체로 득점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KIA
특히 터커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터커는 올 시즌 7경기 타율 1할3푼3리에 그쳐 있다.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3번 타자의 타점은 0개다. 지난해 터커는 142경기 타율 3할6리 32홈런 113타점 100득점의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11일 결승 2점 홈런에 2안타를 때린 NC 5번 타자 애런 알테어는 경기 후 "나성범과 양의지라는 좋은 선수가 앞에 있어서 조금 더 편하게 타격할 수 있다"면서 "앞에서 출루도 많이 해줘서 타점을 올릴 수 있기에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중심 타순의 시너지 효과를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KIA는 아직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KIA는 1, 2번 타자가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톱타자 최원준은 6일 키움전 2안타 3타점으로 승리를 이끄는 등 시즌 4타점 5득점을 기록 중이다. 2번 김선빈은 타율 5할3푼8리의 불방망이에 최형우와 함께 팀 최다 타점(5개)을 올려주고 있다.
이들이 밥상을 차려주면 터커가 맛있게 먹어치워야 하지만 아직은 식욕이 나지 않고 있다. 최형우의 분전 속에 나지완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11일 경기 전 타자들의 타격감을 묻는 질문에 "아직 올라오고 있고 정상 궤도에 올라왔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초반 이창진 최원준 김선빈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심 타선이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향후 리듬과 타이밍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과연 KIA 중심 타선이 언제 깨어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