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영현. KBL 제공
"(조)성민이 형에게 상당히 고마워해야죠."
LG 조성원 감독은 6일 2020-2021시즌 최종전인 울산 원정(현대모비스)을 앞두고 신인 김영현을 엔트리에 넣었다. 단국대를 나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6순위로 뽑은 신인으로, 아직 프로 1군 무대 경험은 없다.
이미 최하위가 확정된 상황. 신인에게 1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베테랑의 희생 덕분이었다.
조성원 감독은 현대모비스전을 앞두고 "성민이와 (강)병현이가 찾아왔다. 시즌 마무리 과정인데 신인급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본인들이 빠지더라도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면서 "병현이는 주장이라 데려왔고, 성민이는 3경기를 남기고부터 후배들을 뛰게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정말 고마웠다. 성민이 대신 영현이를 뛰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출전 양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베테랑이라는 위치가 있지만, 기록은 곧 돈으로 직결되는 것이 프로이기 때문이다.
조성원 감독은 "성민이와 병현이가 팀을 생각하는 부분이 크다. 모두가 고마워해야 한다"면서 "팀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모습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현은 2쿼터 종료 3분55초를 남기고 처음 코트를 밟았다.
김영현은 투입되자마자 리바운드를 잡았고, 벤치에 있던 형들은 김영현을 향해 격렬한 응원을 보냈다. 또 3쿼터 종료 44초를 남기고는 골밑 득점도 올렸다. LG 벤치 분위기는 마치 우승 팀 같았다.
조성민의 양보로 인해 잡은 첫 출전 기회. 김영현은 10분11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2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기억에 남을 1군 데뷔전이었다.
조성원 감독은 경기 후 "아무 생각 없이 하니까 잘하더라. 무엇보다 성민이 형에게 상당히 고마워해야 한다. 마지막 경기에 출전하게 해줬다"면서 "수비도 그렇고, 보이지 않는 면에서 열심히 해줬다. 득점까지 했으니 개인적으로도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