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연합뉴스
오는 5월 퇴임하는 박상옥 대법관 후임으로 천대엽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사법연수원 21기)가 제청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1일 신임 대법관으로 천 수석부장판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후보자는 사법부의 독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자질을 갖췄고 해박한 법률지식과 균형감각, 양형과 형사법 분야의 독보적 전문성 등으로 법원 내·외부의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다"고 제청 이유를 밝혔다.
부산 출신인 천 수석부장판사는 성도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5년 서울지법 동부지원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12년 성범죄 사건 심리에 관한 유의사항을 집필하고 2014년 집필위원회 대표로 성범죄재판실무편람을 발간해 성범죄 사건 재판 실무 개선에 기여한 바 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양형연구회를 창립하는 등 법원 내에서 손꼽히는 형사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주요 판결로는 성폭력 피해자인 아동이나 지적장애인이 주요 피해부분에 대해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면 나머지 사소한 부분에 대한 진술이 다소 부정확하더라도 그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판시한 사건이 있다. 지적장애인 아동에 대한 강제추행 피고인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하면서 아동과 장애인의 인지적 특성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 형식으로 이해단체로부터 정상적인 수준 이상의 찬조금을 받는 것은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선고해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정치자금 부정수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